끄적끄적 독서노트

한강-서랍을 저녁을 넣어 두었다

오후의 체셔캣 2026. 3. 15. 09:05

 

서랍을 저녁을 넣어 두었다

한강

 

 한강 작가가 시인으로 출발했다고 알려져 있어서 읽게 되었다.

그러나 내겐 시란 계속 어렵고 평생을 이해하려 애쓰는 타인에 대한 마음 같다 싶다.

 

 "거리 한복판에서 얼굴을 가리고 울어보았다고 아직 눈물이 남아 있었다니"(P.36 中에서)라는 시구절에 나 또한 아마도 죽을 때까지 눈물이 나오겠지 싶어진다. 타인으로 인해 영원히 죽었다가 다시 태어나기도 한다니 나에겐 평생 타인에게서 받을 상처에 또 눈물 마를 날이 없이 계속 삶을 이어갈 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내 발에 신을 신기고 등을 떠밀고 맥없이 엎어진 나를 일으켜 세웠는가" (P.134 中에서) 그런 인간은 없다. 엎어진 날 더 짓누르지 못해 안달이니 말이다.

 

 사족으로 시를 읽고난 감상평은 아닙니다.

도움을 주거나 고마웠던 사람들이 다 행복해져라 바라기도 하지만 역시나 몇분이 없으니 빨리 끝이 나기에 말이죠.

잠 안 오는 날에 꼬리에 꼬리를 무는 긴 상념을 물리치기 위해 날 괴롭힌 인간들을 저주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서 모기한테나 인기 무지 많아라! 아침에 나가니 타이어 네 짝 다 펑크나 나라. 새 옷 입은 날에 비둘기한테 똥 테러나 당해라!

새신을 신고 뛰어보다가 개똥이나 즈려밟아라! 등등을 중얼거리는 편입니다.

까마귀나 직박구리한테 뒷통수나 쪼여라!

명절에 삼시세끼 받아먹으며 짜내 싱겁네하며 싸우려고만 드는 험프디덤프디 너 조깅하다 널 닮은 멧돼지랑 숨바꼭질이나 해라!

음 죄송합니다.

아직도 분이 안풀려서요.

책을 많이 읽어도 제 마음의 폭은 밴댕이만하지요.

그럼... 쫑.

 

★☆ 추가할 말은 이 시를 읽고 감상평을 남기고 얼마 후인 3월 말에 전미도서비평가상을 한강 작가님이 수상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작별하지 않는다>가 받았다고 하니 더욱 기쁘고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이번엔 번역이 좀더 충실히 한강작가님의 글을 오역없이 담았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