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백수린
"완벽하다는 말은 얼마나 폭력적인지,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게으름의 면죄부가 되어선 안 되겠지만 완벽한 것만 의미가 있다는 생각은 결국 그 누구도 행동할 수 없게 만드는 나쁜 속삭임이다. 이 세상 그 누구도 완벽할 수는 없으니까. 인간은 원래 그렇게 생겨먹은 존재들이니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팔짱 끼고 앉아 '당신은 이런저런 잘못을 저질렀으니, 당신의 행동들은 결국 무의미해'라고 먼 곳에서 지적만 하는 건 언제나 너무도 쉽다." -P.71 中에서
"어차피 행복은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깊은 밤 찾아오는 도둑눈처럼 아름답게 반짝였다 사라지는 찰나적인 감각이란 걸 아는 나이가 되어 있었으니까." -P.225 中에서
서울의 성곽에 위치한 단독주택에 사는 작가의 집 이야기.
나는 오토바이 소음, 층간 소음 등 소음공해에 시달리니 주택에 대한 로망이 있으나 게으름과 능력이 되지 않는 자라서 거주는 꿈만 꾸 신세라서 말이죠.
골목이 좁아서 차가 들어오지 못하니 마을버스조차 들어서지 못한 오래되어 더디게 흐르는 듯한 마을에서 여러모로 생활하기 불편하지만 그걸 감수하고 작가의 늙은 강아지 봉봉과 함께 기거하는 이야기이다. 좁은 주택가의 길에 불편하게 생활폐기물이 늘어져있을때도 있으며 겨울철 작가의 옥상에 물이 새어 나와 좁은 길까지 꽁꽁 얼어붙었을 때 중년의 남성 이웃의 가시 돋친 말과 옆집 아주머니의 살가운 챙김을 받을 때도 있어서 그래도 세상은 살만한 곳인가 보다 하게 된다.
폐지를 줍는 할머니나 살구 파는 할머니를 모른 척 외면하지 않는 작가의 따스함을 느껴보게 된다.
작가의 할머니나 엄마가 살던 곳에 대한 이야기들은 내 엄마가 살았던 곳은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과 말로만 들었으며 내가 다닌 학교들이나 살았던 곳을 가끔 가보곤 했는데 많이도 변해서 오히려 나만 변하지 않는 듯하기도 했다. 내 외모는 변치 않아서 동창들도 알아보니 말이다.
여러 공감이 가는 글들로 함께 추억이나 생각을 나누는 듯한 가만한 이야기가 오래도록 여운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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