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 2
김호연
야간 알바인 독고 씨가 기억을 찾아 떠나고 후임이던 곽 선생님도 고향의 경비로 이직을 하고 염 사장님은 양산으로 내려가시고 중년의 아줌마는 오 점장님이 되어 새로운 아르바이트생이 들어오며 ALWAYS 편의점 직원들의 변화가 생긴다. 지금 한밤의 편의점 지기는 커다란 덩치의 독고 씨를 연상케 하지만 좀 더 둥글둥글하고 수다스러운 마흔의 남성 홍금보란 명찰을 달고 일하고 있는 중이다.
손님들은 불편해하면서도 그런 그에게 곧잘 털어놓기도 하고 나중엔 염 사장님의 사업하기 좋아하는 헛바람 잔뜩 든 사내인 사장 아들에게까지 호형호제하는 근배 씨를 보니 성격이 참 좋은가 보다.
근배 씨는 연극배우였으나 코로나로 연극계의 사정이 어려워지고 연극에서 지원을 받지만 연출진이 코로나에 걸려서 무기한 미루어지며 연극이 엎어지고 생계 또한 막막하게 되었을 때 자신이 맡은 독고 씨의 캐릭터를 연구하려고 편의점 일을 하게 된 것이 생계까지 해결한 셈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들락거리는 편의점은 필요한 물품들을 집 가까이에서 빠르게 구매할 수도 있고 끼니를 간편하게 때울 수도 있어서 편리하며 밤엔 언제나 불이 켜져 있어서 방범 역할까지 해주는 셈이어서 고맙기까지 하다.
책 중에선 소진처럼 나 또한 사회생활을 할 때 착취당했던 악덕회사들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회사가 망해서 월급을 몇 개월 통째로 떼이기도 했고 셈법을 이상하게 해서 한 달 월급의 절반 이상을 떼였던 곳도 있었으며 열정페이도 하루 이틀이지 일 년 이상 일을 해도 차비조차 나오지 않고 냉방병만 걸려서 나온 회사도 있었다. 나중엔 그곳에서 만든 애니들을 보기가 싫어져 버리기까지 했다. 그 외에도 일은 차고 넘치나 그만해야겠다. 피해를 당한 내가 호구로 보이니까 말이다.
사실 호구 인간이 되는 것이 싫어서 조기에 싹을 잘라버린다. 심지어 듣지도 않는다. 내 마음이 약해지고 불편해지니까 말이다. 그런 일들은 레퍼토리가 매번 식상해서 말이다. 아직까지 임금체불이나 갑질 등의 부당한 일들은 여전하구나 하며 한숨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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