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독서노트

윤고은-밤의 여행자들

오후의 체셔캣 2022. 1. 9. 16:09

밤의 여행자들

윤고은

 

 재난과 재해도 여행상품이 되어 팔리는 시대에 화산, 쓰나미, 지진, 허리케인, 원폭, 등으로 삶의 터전이 엉망으로 되어버린 여행상품을 전문으로 다루는 회사인 '정글'의 여행 패키지 프로그래머 고유나는 요새 불안하다. 사내에서 한물간 퇴물 직원들에게 성추행을 일삼는 김 팀장에게 노골적인 성추행을 당하고 회사에 신고를 하지만 담당자인 나이 많은 여성 최는 조용히 넘어갈 것을 권하게 된다.

 퇴출 위기를 느낀 요나는 사표를 내지만 김 팀장이 만류를 하며 뜻밖의 제안인 출장이라는 말로 여행을 가라고 부추긴다. 최근에 인기가 식어버린 패키지여행지 중에 골라서 그 상품을 계속 팔아도 좋을지 유무를 판단하는 일을 맡긴 것이다.

 그래서 무이로의 여행길에 오르고 귀국길에 낙오가 되어 다시 여행지인 무이로 돌아오게 되지만 그곳은 자신이 본 무이가 아닌 가난하고 차별받는 실제 모습이 드러난다. 그러다 매니저로부터 여행 상품 퇴출 위기의 업체와 다시 여행 상품을 만들기로 하지만 그들의 계획에 거짓 재난을 만들어서 외부의 돈과 관광객을 모으려 하는 계획이다.

 비현실적인 내용인 듯 하나 지극히 현실적인 느낌 또한 받는 묘한 소설이었다. 돈이라는 목적을 위해 어떠한 일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차고 넘치니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을 희생시키는 설정이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 또한 계획에 참여한 이들은 모두 죽었지만 요나가 다니던 '정글'과 무이의 자본'폴'은 죽지 않는다.

 계획이 철저히 분업화가 되어서 큰 문제가 발생되어서도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는 점 또한 현실과 비슷하다. 그러나 마지막에 가서는 요나는 사랑하는 사람인 럭에게 사실을 말하고 그들의 희생을 막는다. 

 아마도 요나처럼 누군가는 재난으로부터 사람들을 지킬 수도 있다고 이야기하고 싶은 걸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