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독서노트

미야베 미유키-어제가 없으면 내일도 없다

오후의 체셔캣 2021. 2. 11. 21:40

어제가 없으면 내일도 없다

미야베 미유키

 

"저는 우리 할머니가 했던 말을 떠올렸어요. 술만 마시지 않으면, 도박만 하지 않으면, 바람만 피우지 않으면 좋은 사람이라는 건, 그걸 하니까 안 되는 사람이라는 뜻이라고요." -P.144 中에서

 

세 가지 이야기.

<절대영도>는 자살미수로 입원한 딸이 엄마를 비난하며 병원에서는 배우자의 허락 없이 면회가 어렵다며 가족과의 만남을 가로막는다. 딸은 왜 자살을 시도했는지 이 일에 대해 걱정이 되고 엄마는 딸 유비를 만나서 사정을 알고 싶어서 탐정 스기무라를 찾는다. 평소에 공주님처럼 곱게 키우면 엄마와는 친구처럼 친해서 자주 연락을 하던 딸인데 말이다. 그러나 찾아낸 것은 체육계에 만연한 강압적인 위계질서로 인해 인간관계의 위태로움이 그려진다. 일본에서만 있는 것이 아닌 우리나라에서도 상하관계로 드러난 위압적 폭력적 행위에서도 뉴스에 간간이 밝혀져 나오는 일들로 인해 남일이 아닌 것 같아서 씁쓸함을 지울 수 없었다.

 

<화촉>은 언니의 약혼자를 결혼식 날 빼앗고 부모 또한 동생이 임신했다는 이유로 가족들이 동생만을 두둔해주자 언니는 의절을 하고 늦은 결혼을 해서 잘 살고 있는 중에 동생은 언니의 약혼자와 얼마가지 못하고 이혼을 하고 다른 사람과 재혼을 하게 되고 그 뒤 딸이 결혼을 하게 되어 사촌인 가나(언니의 딸)가 초대되어 탐정도 같이 따라나서게 된다. 결혹식장에서 두쌍이 파혼을 하게 되고 그 경위에 두 신부가 공모한 것이 탐정에 의해 발견된다.

 

<어제가 없으면 내일도 없다>에서는 행실이 나쁘고 안하무인의 언니 미키로 인해 동생이 당하는 수모와 고초는 말도 못하고 사회에서 받는 타격도 심각하다. 그 결과가 저런 식으로 끝나버려서 동생에게 동정이 생긴다. 가족 중에 하나가 저런 식이면 평판이 형편 없이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은 주변에서 봐서 알고 있다. 이 경우는 극단적이지만 좁은 지역사회에서의 수군거림에 대해선 저럴 수 있을 것만 같다. 동류로 취급이 되어버리는 통에 슬프기까지 할 때가 있다. 나는 나이고 너는 너이다. 물론 가족이 같을 류도 있으니 조심해야겠지만 말이죠.

 

세상에 착하면 호구가 되는 일이 다반사라 마음을 굳게 먹고 얕보이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서 말이죠.

어휴~삶이란 어렵다. 어려워.

'끄적끄적 독서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서프 카쉬-사진기 너머  (0) 2021.02.13
황정은-연년세세  (0) 2021.02.12
알베르 카뮈-시지프 신화  (0) 2021.02.06
요코야마 히데오-빛의 현관  (0) 2021.01.30
김교석-아무튼, 계속  (0) 2021.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