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독서노트

전해진-겨울을 지나가다

오후의 체셔캣 2026. 6. 13. 08:50

 

겨울을 지나가다

전해진

 

 영상 편집 기사 일을 접고 간병하던 정연은 얼마 전 엄마를 췌장암으로 보내고 엄마의 집에 정미와 함께 지낸다.

엄마는 식당을 운영하며 홀로 자매를 키우다가 둘째 미연이 졸업 후 취업을 하자 내 맘대로 살겠다며 식당 지분을 동업자에게 넘기고 J 읍으로 내려가 칼국수 가게를 한다.

 결혼하고 남편과 아이들과 생활하는 미연의 몫까지 장녀인 정연이 맡아서 항암치료를 돕고 함께 살아서인지 장례를 치르고 난 뒤에도 쉬이 엄마를 보내지 못한다. 엄마가 살던 집에서 엄마의 털신과 옷을 입고 엄마의 화장품을 바르며 머문다.

투병 중에 엄마가 해놓고 간 김치와 칼국수 육수로 칼국수를 해먹게 된다. 그러다 손님을 받기도 한다.

 

 동지 무렵 떠나보낸 엄마를 생각하며 핑계로 미루었던 여행을 못 가본 것이 후회되고 엄마가 마지막까지 혼자인 자신을 걱정한 것도 미안하다. 그 시기에 겨울잠을 자는 듯 웅크리다 대한에서 싹이 움트듯이 칼국수 가게의 쪽지에 정미의 집을 찾아가라는 목공소의 연락을 받고 찾아가게 된다.'숨'이라는 목공소 사장 영준의 이야기를 듣고 소녀와 엄마가 저승에서 만나길 바라며 그녀는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고 기약 없이 운영하는 칼국수 가게로 돌아간다.

 

 잔잔하게 이어지는 글에서 코끝이 시큰하다가 작가가 말한 겨울은 차갑고 길쭉한 통로가 연상되나 그 통로의 끝은 어둡지 않다고 말한다. 눈과 얼음이 녹고 비가 되어 싹 틔우고 꽃피우며 이 세상은 다시 순환하고 반복되니까 말이다.

 그러나 작가가 겨울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난 겨울을 좋아한다.

사람들이 줄어서 조용하고 고요하게 느껴지고 나무까지도 숙제 같은 나뭇잎들을 떨군 채 쉬고 있는 듯해서 말이다. 게다가 모기들도 날 맛보지 않아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