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독서노트

정세랑-옥상에서 만나요

오후의 체셔캣 2026. 1. 4. 13:25

 

옥상에서 만나요

정세랑

 

 9편의 단편소설.

작가가 효진을 맘에 들어서 표제작으로 하려 했다는데 읽는 내내 가부장적인 아버지와 딸의 안타까운 도피가 마음이 아프고 왜 피해자인 그녀가 아버지와 전 남자친구에게서 도망을 쳐야 하는지 서글프다. 그녀는 남아서 맞서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으나 자신은 도망치고 또 도망을 쳐야 하는 인간이 되었다고 말이다.

그런데 말이죠 효진 씨 도망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힘든 상황에 내몰려 스스로를 죽이는 선택보다 도망을 쳐서라도 살아남는 것 또한 용기가 필요한 행동이라고 말해주고 싶어지네요.

 <옥상에서 만나요> 남편이 절망을 먹는 인간도 아닌 것이라니 어휴~ 한숨이 나온다. 그래도 그녀는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하는 적응기네요. 차라리 가부장적인 사람보다 나으려나 싶기도 하지만 잘 모르겠네요. 전 그냥 로또1등 당첨 주문 없나요? 전 인지도 없는 부자이고 싶네요.

 <보늬>는 언니의 돌연사에 동생 보윤과 친구 둘이 뭉쳐서 커뮤니티 사이트를 제작하고 운영하는 과정을 그린 내용이네요.

 <이혼 세일>은 친구 이재의 이혼으로 집안 물건을 친구들에게 처분하려 한다. 모인 친구들의 각자가 처한 상황에 맞는 생각들과 이재가 결혼이란 잘못된 선택을 시정하려 집 대신 캠핑 카라반으로 여행을 가려 하는 것 또한 납득이 가기도 했네요.

 

 독특하며 섬세하게 느껴지는 단편들이었어요.

있을 법하진 않은 환상과 현실이 묘하게 섞여들면서 마냥 웃기지만은 않은 슬픔도 있구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