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 사람
박연준
여태껏 타인의 하소연을 들어주는데 참을성이 없고 대처하는 방식도 미숙하다고만 생각을 해왔는데 작가가 책을 읽는 사람은 듣는 사람이라는 말을 해서 좀 새로웠다. 여태껏 내가 빌리거나 산 책이 내 취향이 아니어도 대부분 꾹 참고 읽어나갔으니 말이다.
책들은 나와 타인은 다르다는 걸 알려준다고 말이다. 그런데 모두가 같은 생각만을 한다면 얼마나 소름 끼치겠는가?
물론 작가가 좋아한 책 중에 <호밀밭의 파수꾼>을 두 번을 읽었으나 내 취향과는 너무나 멀었다. 현실에 불만을 품은 염세적인 인간이었으니 동류라고 해도 아마도 책을 읽는 시점이 10대가 아니라서 그런가 보다. 온갖 스트레스로 힘겨웠던 내겐 부잣집 아들의 배부른 투정으로 들렸을 뿐이었다. 그건 두 번을 읽고 나서도 이하 동문이고 여기서 나온 책들을 읽은 책도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책들도 읽고 싶지 않은 책들도 고루 분포되어 있었다. 각자의 취향이 다르니 그럴 수 있겠거니 하련다.
마지막에 <어린왕자>는 너무나 많이 읽어서 책 속의 여러 인물에 대입하여 생각을 해보기도 했고 작가는 도대체 마지막 비행을 왜 해야만 했을까 고민했던 기억이 있다. 내가 고민한다고 딱히 답이 나오지도 않는 밤에 잠이 오지 않을 때 꺼내본 생각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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