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기 좋은 이름
김애란
"나는 내가 이들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P.110~111 中에서
"만일 우리가 타인의 내부로 온전히 들어갈 수 없다면, 일단 바깥에 서보는 게 맞는 순서일지도 모른다는 거였다.(이하 중략) '이해'란 타인 안으로 들어가 그의 내면과 만나고, 영혼을 훤히 들여다보는 일이 아니라, 타인의 몸 바깥에 선 자신의 무지를 겸손하게 인정하고, 그 차이를 통렬하게 실감해나가는 과정일지 몰랐다.(이하 중략) 다만 뭔가를 자주 보고, 듣고, 접했단 이유로 타인을 쉽게 '안다'라고 해선 안 되는 이유도, 누군가의 공통에 공감하는 것과 불행을 구경하는 것도 구분하고, 악수와 약탈을 구별해야 하는 까닭도 그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P.268~269 中에서
아마도 잊기 좋은 이름이란 없겠죠. 내 나쁜 머리가 잊어버린 이름들과 잊고 싶어서 잊은 이름들이겠죠. 내가 그런 이름이었을 때도 있을 테고 말이죠. 그러나 왠지 '세월'이라는 이름 앞에선 가슴 먹먹하고 미안해집니다. 그 이름이 지겹다는 이들도 있지만 그래도 언제나 움찔하며 잊히지 않을 그 이름을 함께 아파하는 작가에게 서툰 공감을 표하며 끝맺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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