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빛
(원제 : War Light)
마이클 온다치
영화 <잉글리시 페이션트>의 원작자로 부커 상을 받은 작가의 책인 원제가 War Light는 전시에 등화관제로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길을 밝히기 위한 희미한 빛을 의미한다고 하네요. 아마도 그 희미한 빛처럼 흐릿한 기억을 더듬는 한 남자의 자전적 이야기이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에도 전쟁의 잔영이 남아있는 영국이 무대가 되어 부모님이 어느 날 싱가포르로 떠나고 잘 모르는 남자 '나방'에게 맞겨지게 된 누나 레이철은 열여섯 살, 주인공인 너새니얼은 열네 살 남매의 이야기입니다.
3층에서 세 들어 살던 남성 '나방'과 전직 권투선수 출신의 '화살'이 남매의 보호자가 되어 남매의 삶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런 어느 날 지하실에서 어머니의 트렁크 가방이 발견되면서 남매는 의문에 휩싸이게 되고 싱가포르로 간다던 아버지 역시 그 후에 연락이 되지 않는다. 남매는 부모와 연락이 끊긴 버림받았다는 생각이 들고 후견인인 '나방'은 부모의 소식을 알려주지 않으며 안전하게 있다고만 한다.
그러나 남매는 어머니 로즈가 전시 상황에 생각보다 깊이 관여가 된 듯하고 남매의 집에는 '나방'의 낯선 지인들이 수시로 드나든다. 그러면서 소년은 알바로 호텔의 접시 닦이부터 화살의 조수로 개 밀수 사업을 돕기도 하며 살며 에그니스와 연애도 하게 된다.
그런 중에 남매는 수상한 사람에게 납치가 되고 그 과정에서 집에 드나들던 보호자들이 구해주게 되고 어머니도 나타나지만 이미 누나는 어머니를 미워하게 된다. 어머니랑 함께 살게 된 너새니얼과 누나의 사이도 멀어지게 된다.
스물여덟 살이 된 너새니얼은 정보국 기록보관소에서 일하게 되면서 어머니 로즈의 과거를 추적하며 그때에 몰랐던 사실과 기억을 맞추어나간다. 전쟁 전후 시기를 다룬 서류들을 몰래 보면서 종영 후에도 보복이 이어지는 상황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일들을 조정하기 위해 어머니가 투입된 작전들이 있었고 그런 위태로운 삶으로 이끈 남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은 모르던 사이에 가해자가 되어 상처를 주게 된 일 드러나게 되어 충격을 받게 된다.
시대적 상황으로 자신이 옳다고 행한 일이 후에 가서도 과연 정당한 일로 인정을 받을 수 있을까?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에는 전쟁과 쿠데타 등등이 일어나고 그 사실로부터 나는 도덕적으로 무결한 걸까? 나의 안전을 위해 타인의 안전은 모른 척하거나 무심하진 않았을까?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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