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독서노트

강신주,지승호-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오후의 체셔캣 2022. 9. 24. 10:42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강신주 답하고 지승호 묻다

 

 인터뷰어 지승호 씨가 철학자 강신주 씨와의 대담을 추려 적은 책이다.

강신주 씨는 방대한 분량의 저서를 지필 하느라 건강을 해치고 인터뷰어 또한 과음으로 인해 건강이 상했다고 하니 십여 년 동안 서로 건강이 상해서 다음 번 문답에서는 건강한 모습이길 바란다.

 인간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이야기하며 책에선 자유와 사랑, 공동체라고 강조한다. 나에겐 그의 말이 세상에서 명령을 하는 자와 명령을 받는 자의 구분이 없는 세상을 이야기해서 헛꿈을 꾸는 것 같기만 하다.(너무 비관적인가?) 이미 뼛속까지 자본주의로 물이 든 고도의 경쟁으로 갈등이 심화되고 서열화, 개인주의 사회가 되어버린 이 땅에서 우리라는 이들이 삶의 주인이 되는 사회로의 변화가 가능할까 하는 생각과 기득권층인 엘리트주의자들이 주도권을 내주는 일 또한 없을 듯하다. 그 단맛을 빼앗길까 더욱 공고히 하며 자신의 유전자를 받은 자식들에게 되물림하기 위해 온갖 편법을 쓰며 지금도 노력하고 있을 터이니 말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낙관하지도 지래 비관해서 손을 놓고 있지도 말라고 그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며 동조하는 이들이 하나둘씩 생겨나면 세상도 좋은 쪽으로 바뀔지 모른다며 그냥 세상이 저절로 좋아지진 않는다고 말이다.

 하긴 요새 기꺼이 욕먹으며 적절한 말들을 이야기해주는 이가 드물어지는 시대가 되었다. 살면서 들어오는 사탕발림과 얕고 듣기 좋은 말들이나 언어폭력에 가까운 충고, 무례한 말이나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개소리와 무성의한 말들일 뿐이다. 자신을 돌아보며 나는 과연 어떠했나 생각을 해볼 수 있게 한다. 내가 과연 지금의 삶이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가? 잘 하는 행동인 건가? 하며 말이다.

 우린 개인 생활의 침해라는 이유로 타인에게 무심하고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고 부당한 처사를 바로잡으려 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나에게도 부메랑처럼 돌아오리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세상이 아무도 파라다이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죽하면 헬조선이라고 부르짖겠는가? 지금의 이 세상이 다음 세대에서는 개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듣기 좋은 위로도 필요하겠지만 철학이란 학문은 그 근본 원인을 치유할 수 있는 안내서이다. 안내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읽는다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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