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독서노트

도리스 레싱-19호실로 가다

오후의 체셔캣 2021. 11. 20. 13:00

19호실로 가다

도리스 레싱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도 남성 중심적인 문화 안에 살아가야 하는 여성의 심리묘사가 탁월하다는 이야기는 들었으나 지나친 우울을 지향하지 않기에 미루어두었다 읽게 되었다.

11편의 단편이 실려있고 1960년의 영국 사회가 배경이 된 남성 중심적 관습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의 상황과 남성들의 허위의식이 드러나고 속물적인 인간을 보여준다.

 표제작인 <19호실로 가다>에서는 사회생활을 잘 하는 여성이 결혼 후 가정에서 육아라는 새로운 일을 해야 할 때의 공허감을 나타낸다. 결혼으로 아이들을 낳고 크고 하얀 집과 좋은 남편과 아이들로 인해 안락한 삶을 살고 있지만 그녀의 내면은 공허해서 어딘가 자신만의 공간을 원하게 된다. 처음엔 집안에서의 공간을 갖게 되지만 곧 모두의 공간이 되어버리고 허름한 호텔방을 얻지만 남편이 알게 되면서 주인공이 무너진다.

 겉으로 드러나는 여성들의 상처가 아닌 안에서 곪고 있는 상처들을 나타내며 현실적 처지를 정확하게 그려내고 있으며 편안해 보이는 여성들의 일상 속에서조차도 여성 혐오와 성폭력의 위험과 공포, 길을 가다가도 낯선 남성의 이상한 눈빛을 마주치고 불안감을 느끼는 점들이 작가의 소설이 자주 언급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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