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기쁨과 슬픔
장류진
<잘 살겠습니다> 회사에서 출퇴근하기 멀어서 자취방을 구했으나 이중계약 사기를 당하고 신입사원이 트랜스퍼 지원을 전체 메일로 전송해서 라푼젤에서 전체회신녀로 등극을 하질 않나 자신이 용건이 있었으면서도 커피 한잔 제대로 살줄 모르는 결혼하기 전에 바쁜 이를 붙들고 정보를 받아내곤 결혼식 당일 참석하지도 않고 자신의 청첩장을 밥 한번 사지 않고 키보드 밑에 놓고 가는 빛나라는 동기, 그런 언니에게 축의금에서 언니한테 쓴 비용을 뺀 나머지 금액을 선물하겠다고 하지만 그래도 부디 잘 살 수 있기를 바란다.
<일의 기쁨과 슬픔> 스타트 업 회사의 막내인 안나는 회사가 직급을 철폐하고 영어 이름을 쓰지만 대표의 촌스러운 이름으로 인해 그런 것이 아닌가 싶어하고 대표로부터 회사의 우수고객인 거북이 알에 대해 조사하라고 해서 그녀를 만나 물어보고 그녀는 성과를 올렸지만 대표가 하는 SNS에 먼저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해서 월급을 포인트로 받아야 하는 처지라서 새 물건을 싸게 내놓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사실.
<나의 후쿠오카 가이드> 회사에서 잘 통하던 지유라는 여성이 결혼하고 얼마 안 되어서 남편과 사별한 뒤에 일본에서 일한다는 것을 알게 된 나가 그녀에게 들이대면서 드러나는 지질함.
<다소 낮음> 장난처럼 작곡을 한 냉장고 송이 유튜브 조회 수가 늘면서 음반 기획자가 접근하지만 그는 편승하지 않고 오롯이 자신의 음악을 하고 싶어 하지만 음반 발표의 기회도 여자 친구도 떠나고 수중의 돈마저 사라진다.
<도움의 손길> 선을 넘는 가사도우미에게 속절없이 당하는 맞벌이 딩크족 여성.
<백한 번째 이력서와 첫 번째 출근길> 인턴과 계약직을 거쳐 정규직으로 출근하는 첫날에 하는 단상.
<새벽의 방문자들> 포털사이트에서 금지하는 댓글을 모니터링하는 업무를 한다. 어느 날 새벽에 자신의 오피스텔에 모르는 남자들이 찾아와서 벨을 누르고 서있게 되고 여성은 남자들이 자신의 숙소를 성매매 업소라고 착각해서 찾아오는 것이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탐페레 공항> 어릴 때부터 다큐멘터리 PD가 꿈인 주인공은 이력서 한 줄을 위해 워킹홀리데이를 신청하고 경유지로 탐페레 공항에서 시력을 잃어가는 핀란드 노인을 만나게 되고 그 노인은 예전에 사진가였다면서 그녀를 찍어서 우편으로 보내게 된다. 집에 도착 후에 사진을 받게 되고 답장을 준비하지만 일상에 쫓기게 되어 미루다가 삶이 어그러지고 겨우 정규직으로 안정된 생활을 하게 된 6년 후에야 그에게 전화를 걸게 된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나 심리에 대한 이야기라서 인지 이해가 되기도 하고 공감이 가기도 한다. 내가 생각하고 받아들인 부분에서도 타인은 그렇지 않을 때도 있고 내 의견을 이야기해도 상대에게 무시를 당하거나 올바르게 전달되지도 않을 때도 있다.
그래도 우린 계속 삶을 이어가야 하니 책에서처럼 결말이 없이 흘러가는 것도 나쁘진 않았다.
사족으로 어디선가 본듯해서 독서노트나 여기에 대충 올려놓아서 검색해도 안 나옴. 왜 기시감이 드는 건지 싶었는데 이런 유의 회사 이야긴 많이 돌고 있어서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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