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독서노트

편해영-어쩌면 스무 번

오후의 체셔캣 2021. 7. 11. 15:13

어쩌면 스무 번

편해영

 

 표지의 제목인 <어쩌면 스무 번>은 한적한 시골에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요양한다며 부부가 이사를 오게 되고 이삿짐을 나르던 중에 이웃이라던 찜질방 주인으로부터 이상한 사이비 종교를 조심하는 소리를 듣게 된다. 그녀의 남편은 회사에서 비명을 질러 대 잘려버렸고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를 모시면서 오빠에게 재정을 의지한다. 그런데 이상한 종교집단의 여자들이 집 마당에 서성이고 쫓아내었지만 이윽고 보안업체라는 남녀로 구성된 이들이 와서는 통계를 운운하며 돈을 요구한다.

 <호텔 창문> 큰집에 아이를 맡겼지만 자신 대신 말썽을 일으키던 큰집의 형이 죽음으로 자신에게 죄책감을 강요하는 큰아버지내외로 해마다 돌아오는 제삿날에 참석하기를 강요하고 그것에 거부하며 불구경을 하며 참석하지 않게 된다. 죽은 형의 친구와 술을 마시며 일부러 방화를 해서 보험금을 타내는 일을 듣게 된다.

 <홀리데이 홈> 직업군인이었던 남편 이진수는 퇴직 후에 고깃집을 하고 육우를 한우라 속이고 팔다가 행정처분을 받게 되어 폐업을 하게 되고 학교생활에 문제가 있던 아들은 유학을 가고 집안의 형편이 어려워져도 돌아오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집을 내놓게 되고 집을 보러 온 중에 그의 부하였던 박민오에 의해 그가 전역을 한 진짜 이유가 밝혀진다. 

 <리코더> 오랜만에 재회한 동창들의 우울한 이야기. 수오가 건물 안전 감리사로 일하다 자신이 감리한 건물로 인해 사람이 다치고 그 후에 회사를 나오게 되고 빚에 쫓겨 오갈 때 없던 무영을 수오가 받아주게 된다. 그러나 수오가 실종이 되고 납치인 줄 알았던 사건이 자발적 실종이 되고 주변에선 무영을 의심한다. 

 <플리즈 콜 미> 회사를 나와 사업을 하던 남편은 실패하고 그 후 치매가 생기고 그녀는 금전적인 문제와 더불어 남편이 실종되던 때의 전화의 마지막 말인 "잘 있어요"라는 말로 인해 자책을 하며 술로 잠을 자는 일이 반복되고 그 후에 딸이 있는 미국으로 가지만 사위의 실직과 딸의 아르바이트 상태를 알아채고는 사방이 꽉 막힌듯한 느낌이 든다.

 <후견> 어머니가 죽고 마을의 실세이자 교장인 아버지로 인해 그의 그늘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그녀는 항상 어른들의 과한 칭찬과 보호를 받지만 주변의 아이들과는 친하게 지내지 못하게 되고 전학생이던 아이한테 걸레로 얻어맞게 되어 별명이 걸레가 되어서 뒷담화에 시달리다가 서울로 전학을 가게 된다. 그러나 아버지는 딸의 상황을 생각하지 않고 보고픈 것만 보며 지역 사업과 연계해서 연결 지으려는 생각만 하게 된다.

 <좋은 날이 되었네>미용 일을 하며 돈을 모아 건물로 노후를 준비해놓은 엄마의 곁을 떠나 대학생활을 하던 아들은 겁 없이 돈을 빌려 쓴다. 그 후 일자리는 계약직인데다가 추후에 정규직이 되지 못하지만 여전히 엄마의 건물은 남아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게 되지만 경찰서에서 뜻밖의 연락이 오고 자신이 떠난 후에 어머니는 남자와 돈에 얽혀서 건물은 남의 명의가 된지 오래고 가위를 휘두르다가 정신줄을 놓아버리고 부동산 투기로 인한 빚만 진 상태였다.

 <미래의 끝> 맞벌이를 하는 바쁜 부모의 부재로 자녀의 이상 행동을 본 보험 아줌마는 그날 하루 다정하게 자신이 일하는 것을 함께 다니며 아이가 외롭지 않게 한다. 그 후 부모가 일하던 건설 현장에서 사고가 일어나게 되고 보험 아줌마는 자신의 한도 내에서 도움을 주게 된다. 

 

 어디에도 평온한 가정은 없고 안전한 곳도 없는 느낌이다. 조금만 운이 나빠도 나락에 떨어지는 잔인한 현실을 무섭고도 차갑도록 세세한 느낌을 수놓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읽는 내내 마음이 어지럽고 서늘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