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자에게
김금희
"그냥 무거워서 어딘가에 놓고 왔을 뿐이었다. 어느 계절의 시간 속에, 기억 어딘가에 넣어놓고 열어보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러다 오늘처럼 잠들 수가 없을 때면 밀려왔다. 모든 것들이." -P.57 中에서
"우리는 언젠가부터 어른이란 사실 자기 무게도 견디기가 어려워 곧잘 무너져내리고 마는 존재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니까."
-P.143 中에서
서울에서 가죽 도매상을 하던 부모님의 사업 실패로 가족들은 흩어지게 되고 자신은 제주도에서도 떨어진 고고리 섬의 보건소 의사인 고모에게로 가게 된다.
모든 것이 낯설고 외롭고 힘들 때 자신을 바라봐준 복자라는 친구를 사귀지만 복자의 부탁에도 진실을 이야기한 일로 서먹해져 헤어지게 되고 그녀는 악착같이 공부를 했고 판사가 되었다. 그러나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어 징계 차원으로 서귀포의 성산 법원에 좌천이 된다. 그곳에서 어른이 되어 만난 복자와 조오세는 관계 회복이 되는 듯하지만 복자가 소송을 진행한 영광의료원 산재사건으로 인해 이영초롱이 사건을 맡게 되면서 서먹해지게 된다.
작가의 말 중에서 "삶이 계속되는 한 우리의 실패는 아프게도 계속되겠지만 그것이 삶 자체의 실패가 되게는 하지 말자고, 절대로 지지 않겠다는 선언보다 필요한 것은 그조차도 용인하면서 계속되는 삶이라고 다짐하기 위해 이 소설을 썼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하였다. 복자가 알려준 녹아버린 아이스크림을 다시 얼리면 먹을 수 있는 것처럼 지금의 실패를 극복하면 된다는 말일터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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