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여름,완주
김금희
주인공인 손열매는 성우였으나 오랜 친구이자 룸메이트인 수미에게 돈을 빌려주지만 증발해버려서 목소리에 이상이 생긴다.
열매는 충격으로 단순하게 직업적인 능력을 잃은 것이 아닌 소통 수단을 잃었기에 이중으로 힘겨웠으리라 싶다. 수미의 고향인 완평의 완주 마을로 수미 엄마의 매점을 찾아가서 돈을 받아내려 한다.
완주에서 만나는 마을 사람들은 서로의 상처를 말로 털기보다는 조용하게 감싼다.
수미 엄마와 양미와 다문화 친구들이나 자물통 이장님이나 전직 배우 정애라와 같은 마을 사람들을 마주하며 언어로 쏟아내기보다는 기다려주고 함께해 주는 점으로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는다.
삶의 상처들은 사랑을 하고 상실을 겪으면서 기억과 화해를 반복해서 조용히 완주에 이르는 것이다.
아주 잠시나마 따뜻해진 기분이 든 책이다.
사족으로 말뿐인 사람들이나 오로지 자신의 말만 하려 드는 사람들 속에서 너무나 피곤한 일상이다.
그래서 듣다 지쳐서 슬그머니 침묵하거나 회피해버린다.
귀 기울여 듣고픈 말도 없고 오로지 정신적으로 피로감만 가중시키며 스트레스가 쌓여서 작년의 잔병치레가 끝없이 이어졌던 것일지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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