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크맨
애나 번스
1970년대 북아일랜드의 평범한 18살의 여성과 엄마와 세 명의 동생들과 함께 살며 집안에 자동차 부품을 잔뜩 쌓아두며 사는 어쩌면 남자친구도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책을 읽으며 걷다 41살의 밀크맨이라는 자가 나타나서 된다. 내가 무얼 하든지 옆에서 함께 걷는 바람에 동네에선 밀크맨과 불륜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애써 소문을 무시했지만 가족과 마을에서 이미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부풀려지며 기정사실화된다.
해결 방안으로 셋째 형부를 동원해서 일상을 유지하려 하지만 쉽지 않고 공포감에 신경을 마비시키며 그녀에게 주변 사람을 위협하는 말로 불안감을 조성한다. 나에 대해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듯해서 늘 감시당하고 있으며 내 행동 하나하나를 간섭하고 억압한다.
우리와 그들, 물 건너 국가와 국경 너머의 용어는 일제 강점기나 군부독재 시절을 연상시키며 조금만 길어졌어도 저 지경에 이르렀겠지 싶어지며 지금의 남쪽과 북쪽을 가르는 휴전상태와 좌우를 나누는 정치, 젠더 문제 등 여러 갈등들이 떠올랐다.
그러나 밀크맨은 과연 누구였을까?
주인공을 옥죄어오는 문제들을 자세히 나열하여 나까지도 생생하게 느껴지게 했다.
또한 갈등 상황에서 내가 행동하지 않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으며 스스로를 방어하려면 침묵보다는 적절한 자기보호를 위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는 생각을 하지만 동시에 침묵하고 행동하지 않는 것 또한 내 잘못인가 하는 생각과 말을 하다가 부풀려지고 과장되어버리는 좁은 동네에서 나는 과연 내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자신의 진실을 엄마에게 친구에게 이야기해도 돌아오는 건 믿지 못해 비난하거나 눈에 띄는 행동을 한 나의 잘못이라고 하니 어쩌란 말인가 싶어진다. 경찰에게 호소할 수도 없고 말이죠.
사람마다 성범죄를 직접적인 접촉만이 성범죄라고 정의하거나 촬영을 하거나 인신공격과 모욕을 하는 것도 포함해서 따라다니며 스토킹하는 것까지 다 포함하거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조종하려 드는 가스라이팅까지 포함해야 하는 건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만든다.
사족으로 화자가 주장하는 글을 읽으면서 사방에 벽이 점점 나를 향해 압박을 가하는 느낌이 들어서 책을 읽다가 종종 다른 곳으로 피하고픈 생각이 들었다.
'끄적끄적 독서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안희연-단어의 집 (0) | 2025.10.26 |
|---|---|
| 엘리스 피터슨-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 (0) | 2025.10.25 |
| 요네자와 호노부-겨울철 한정 봉봉 쇼콜라 사건 (0) | 2025.10.18 |
| 예소원-영원에 빚을 져서 (0) | 2025.10.12 |
| 엘리스 피터슨-수도사의 두건 (0) | 2025.1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