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어의 집
안희연
"매일 진다. 지는 기분이 든다. 피곤해서도 지고 귀찮아서도 지고 허무해서도 지고 우울해서도 진다. (이하 중략) 변해서 슬픈 이유는 다름 아닌 그것이다. 응전할 힘이, 무기가, 점점 사라진다는 것." -P.150~151 中에서
요즘 잠자는 옆에 국어사전을 두고 수시로 찾아보는 중인데 두루뭉술하게 아는 것보다 정확하게 알 수가 있어서 유익하다 생각이 든다. 시인은 자신을 단어 생활자라고 소개를 하니 단어를 수집하여 글로 소비하는 걸 말하는 건가 보다 하며 재미있게 보게 되었다.
일 년간의 일상생활의 기록이라며 생뚱맞은 단어들이 톡 톡 튀어나와 그 단어에 의미를 부여하며 상상력을 포근히 부풀려서 따근하게 내어준다.
다소 문학적으로 거리가 먼 체육 쪽의 비저 비터와 플뢰레나 과학 쪽의 규모와 네온을 글로써 풀어나가는 점이 흥미로웠다.
친구의 흰 강아지가 유루증으로 눈 아랫부분이 적갈색 자욱이 있어서 속상해했던 기억이 있었는데 강아지 눈물이 공기와 결합하여 갈색으로 변한 것이 유루증을 그렇게 표현하니 그렇다면 과일의 갈변현상도 칼로 잘라서 아파서 그런 건가?
탕종에 대한 작가의 애정으로 별생각 없었던 탕종이란 단어가 시인의 감성으로 귀엽게 다가오기도 했다.
책을 덮으며 여러 단어들을 애정하는 작가의 다정다감함에 온기가 느껴져서 편안하게 보게 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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