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독서노트

김애란· 김연수· 윤성희· 은희경· 편해영-음악소설집

오후의 체셔캣 2025. 4. 5. 11:15

음악소설집

김애란· 김연수· 윤성희· 은희경· 편해영

 

 

 다섯 편의 음악과 연관이 있는 단편소설 모음이다.

 

"이미 많은 걸 잃었다 여겼는데 여전히 잃을 게 남은 삶 속에서, 자꾸자꾸 잃는 과정에서 (이하 중략) 그러나 그럴 수 없었던 때, 그러지 못했으나 거의 그럴 뻔했던 때를 떠올렸다." - <안녕이라 그랬어> P.43 中에서

 

"평생 자기의 생각 안에서만 헤엄치다가 그 생각 안에서 죽을 우리를, 그리고 그 생각 안에서 다시 태어날 우리를." - <수면 위로> P.84 中에서

 

"애당초 행복을 원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텐데, 결국 내게 행복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만 알게 됐네. 인생이 점점 더 나빠지기만 한다면 계속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을까?" - <수면 위로> P.88 中에서

 

안녕이라 그랬어(김애란)

전 애인 헌수가 어느 날 전화해서는 예전에 함께 듣던 팝송 '러브 허츠'에서 자신이 한 행동을 사과하지만 그게 사과해야 할 일인가? 싶다가도 틀린 걸 지적하지 않고 그렇게도 들릴 수가 있겠구나 하며 공감해 주었어야 한 거였나? 싶어진다. 그녀가 듣는 캐나다 영어선생님 로버트와도 안녕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떠올리니 말이다.

 

수면 위로(김연수)

처음엔 제목을 잘못 이해해버렸다.

사실 작가의 인터뷰에서 이중적으로 지었다고 했으니 잘못은 아닌 거겠죠.

불면의 밤이 이어져서 잠시 잠깐이라도 햇볕을 쬐러 나가는 선택을 해서인지 잠으로 위로를 주는 걸로 착각을 했으나 물 위로였군 하고 생각이 바뀌어버렸다.

전 애인 기진이 언급한 영천 중국집 오므라이스 이야기가 나오지만 가끔 뜬금없는 메뉴가 그 집의 대표 음식이 되기도 하니 뭐 그럴 수도 있게 싶다. 유튜버 유주를 통해 그를 볼 수 있었지만 과연 왜 이별하게 된 건지 정말 기진은 시간여행자인 건지 알 수는 없다.

 

자장가(윤성희)

고등학교 때 짝짝이 양말의 날에 하교하다 교통사고로 죽게 된 나는 엄마 근처를 맴돈다. 엄마의 친구 꽈배기 분식집 이모의 별명은 스크류바라서 그날도 그 노래를 부르다가 오해를 사서 급하게 건널목을 건너다 사고가 났더랬다. 상습 지각생 미리의 엉뚱한 변명을 생각하기도 하고 죽은 아이들의 유령들은 왜 그곳에 있는 걸까? 생각하며 서글픈 자장가를 생각했다.

 

웨더링(은희경)

기차 안에서 함께 동석한 인선과 준희는 동료의 부친 상 때문에 기욱은 음악회의 진행자로써 악보를 보는 괴팍한 노인은 형 병문안을 마치고 이 공간 안에 있게 된다. 비가 오던 그날 이후엔 어떻게 되었을까?

 

초록 스웨터(편해영)

암으로 돌아가신 엄마 성주가 남긴 뜨다 만 초록 스웨터를 룸메이트, 말없이 유학 간 친구와 전 남자친구 등이 뜨다가 딸 경주가 뜨고 이후 영주 이모가 뜨게 된다. 영주 이모가 돈 오백을 받으러 강화도에 있는 나주 이모네에 가자고 경주를 부추기며 벌어지는 일이다.

 

사족으로 앞의 이언 매큐언의 장편보다 이 단편들이 더 사랑스럽다. 아마도 우리 작가들의 글이 내게 더 이해와 공감이 쉬이 가기 때문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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