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찰에는 도깨비도 살고 삼신할미도 산다
노승대
인도에서 창건한 불교는 다른 나라로 점차 뻗어나가고 각 나라의 고유의 신앙과 수용하면서 섞여들게 되고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불교문화를 형성하게 된다. 불교가 들어오고 1600년이라는 세월 동안 불교는 우리의 고유 신앙과 도교 등과도 영향을 받으며 지금에 이른다. 도깨비와 삼신할미처럼 불교와 관련이 없었던 것들이 왜 사찰에 존재하는지도 알 수가 있다.
절에서는 건축물의 처마의 조형물, 기와, 문 등과 외벽과 내부의 기둥과 벽면, 불단, 천정과 현판에 이르기까지 조각과 절 밖의 조각상과 그림이 그려져 있다. 물론 불교와 연관이 있는 조각과 그림들도 있으나 뜬금없는 민화나 토속신앙과 동식물 등이 그려져 있는 경우도 있다.
1부의 사령과 사신에서는 거북, 호랑이, 용에 대한 이야기한다.
용은 신령스러운 동양의 상상의 동물로 오랜 세월 이어져왔고 호랑이는 단군신화에도 등장할 만큼 우리와 역사를 함께하고 실존하는 동물이기도 하다. 대부분이 목조건축물인 한국에서 화재에 취약해서 장수하며 물에 사는 거북이를 화재를 막아내는 수호동물로 내세웠다는 점이다.
2부 육지와 수중의 생물에서 물고기, 코끼리, 게, 수달, 사자 등의 육지와 수중에 사는 생물들이 나온다.
물고기는 깨달음과 수달은 화마 방지의 바램으로 19세기 서민의 소망을 나타낸 민화의 영향으로 과거 급제 상징하는 게와 재물을 상징하는 돼지가 등장하고 사찰의 한쪽 벽면도 차지한 것이다. 불교에서는 예로부터 코끼리는 꾸준한 정진, 사자는 지혜로 상징된다.
3부 상상과 전설의 주인공 도깨비, 악착 보살, 삼신할미처럼 설화나 전통신앙에 전해내려오는 인물들이 나온다.
하늘을 다스리는 칠성신, 땅을 다스리는 산신, 인간을 다스리는 용신이라 한다. 그중에 삼신은 한민족 신앙의 중심이나 후대로 갈수록 출산과 양육의 기능이 강조된 삼신할미로 변화된다. 불교에도 유사한 능력의 관음이 있으나 한국의 삼신할미로 대체된다.
4부 꽃과 풀은 연꽃, 모란, 포도, 매화, 난, 국화, 대나무가 나온다.
연꽃은 동남아시아에 서식하며 더러운 곳에서 물을 정화하며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은은한 향과 아름다움으로 불교의 이상과 같이하여 상징과도 같다. 반면에 매화, 난, 국화, 대나무는 유교의 영향으로 조선시대 때 유행한 것이 사찰에도 그려진 것이라 한다.
절에서 본 많은 상징들은 불교가 다양한 종교를 수용하면서 우리와 함께 살아왔는지 알려준다.
앞서 봤던 <사찰에 가면 문득 보이는 것들>의 전편이기도 하고 오랜 세월 우리 조상들과 함께한 불교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아서 선택한 책이었으나 우리의 토착신앙도 조금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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