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케(원제 : CIRCE)
매들린 밀러
어릴 적부터 여러 작가들의 버전으로 읽은 그리스 로마신화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뮈토스라는 책이었는데 그 뒤로 정성 들여 써낸 그리스 로마 신화를 기대하며 나오는 대로 구매를 했지만 갑작스레 돌아가시는 바람에 아쉽게 된 마지막 권은 내 마음에는 들지 않아서 책장에서 보면 울적해지더라고요.
또한 그 신화 속 존재들은 대부분 신들의 주색잡기와 패륜적이고 인간 남성 중심의 영웅서사 등이 나오며 여성들은 강력한 신이라기보다는 남신의 곁다리거나 님프 같은 존재처럼 연약하거나 운명에 반항을 하면 악녀 정도로 치부되죠.
이 책을 읽을 때도 헬리오스의 딸 키르케라는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다가 오디세우스 일행이 스쳐간 섬의 여주인 정도로 기억에 남아있을 뿐이었네요.
책을 보면서도 수동적이라기보다는 다소 답답한 느낌의 키르케에게서 별다른 느낌은 받지 못했다는 생각과 첫사랑이던 어부나 그녀의 외로움을 매우려 한 상대인 헤르메스나 스쳐 지나가는 다이달로스,오디세우스, 그녀를 조심스럽게 대하는 테레마코스에 이르기까지 하나같이 무언가 겉도는 느낌으로 그녀 역시 사랑보다는 인간의 유한함을 원해서 선택한 느낌이 들더군요.
오디세우스가 그토록 원하던 아내와 아들의 있는 집으로의 귀향 이후의 삶이 안정적인 점이 아니라서 더욱 사실적이어서 씁쓸하게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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