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독서노트

김애란-달려라, 아비

오후의 체셔캣 2022. 6. 18. 14:22

달려라, 아비

김애란

 

 <두근두근 내 인생>, <비행운>, <바깥은 여름>, <잊기 좋은 이름>을 읽었던 것 같은데 특히 <비행운>이란 책이 여운이 오래갔다. 

그래서 이번 책도 집어 들었지만 초반에는 한 부모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의 상처받지 않은 삶을 반복된 패턴이 살짝 질리게 만드는 느낌이 든다. 

 작가의 책 중에 수족관에 근무하는 아버지를 잃어버린 남자가 이야기하듯이 다양한 가족들이 있을 터인데 왜 그런 걸까 생각을 해본다. 항상 발랄 유쾌하게 시작이 되지만 어머니나 아버지의 부재에서 그들의 결핍이 결핍인 채로 끝맺음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해보고 단편 중에선 영원한 화자가 눈에 띈다. 나는 타인에게 눈에 띄지 않는 조용한 사람이고 싶으니에 속으로 흠짓했던 이점 또한 소심한 자가 지래 찔리는 느낌을 받았나 보다. 나머지는 이야기 속 그녀와 그다지 비슷하진 않다 싶어진다. 뭐 잠이 오지 않을 때 생각이 많아지긴 하지만 당연한것 아닌가? 이젠 다 귀찮다는 생각으로 그래 니 맘대로 해라 나는 내 맘대로 생각할 테니로 돌아섰으니 말이다. 그리고 남이 A를 말했다고 다 A가 아니듯이 C 일수도 있고 B 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 A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은연중에 B나 C도 있으니 말이다. 그냥 남이 나에 대해 아무렇게나 생각하라지 쓸데없이 변명하기도 귀찮다. 어차피 지가 생각하고픈 대로 생각하는 것이 타인들인데 말이다.

 주인공이 포스트잇으로 소설을 쓴 마지막 종이물고기에서는 그 노란 비늘을 가진 물고기가 날아가 버렸다면 좋았을 텐데 제멋대로 상상을 해본다.

 작가의 초기 단편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지만 그냥 아버지의 부재에 트라우마를 남기지 않으려는 이들의 이야기가 각양각색으로 변주되어 애쓰는 듯해서 마음이 편하지 만은 않았다. 아마도 그냥 남들처럼 마음껏 원망을 하는 편이 더 마음이 편했으려나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