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화가들
정우철
대부분 내가 알고 있는 화가들이라서 보지 말까 했다가 보게 되었다. 사실 반복하는 것을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 말이다.
아마도 작가의 삶과 그가 살았던 시대에 대해 이야기하며 왜 작가가 그 주제를 가지고 그릴 수밖에 없었나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다.
막상 관람을 하러 간 미술관에서 너무 많은 그림들 속에서 한그림만을 볼 수도 없어서이기도 하고 인파 속에서 아쉽게 스치듯 지나갈 때도 있어서 한번 더 생각하게 만들었다.
아마도 거장이라고 칭하는 화가들은 시대의 파도 속에 슬픔과 극복을 통해 대중들이 공감과 위로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이 된다.
때론 마르크 샤갈처럼 유대인 박해의 힘겨움과 떠나온 고향과 아내 벨라를 사랑한 점을 앙리 마티스처럼 색과 그림을 그리는 것을 사랑한 사람도 모딜리아니와 잔의 지독한 사랑, 무하는 아르누보의 거장으로 광고 포스터를 주로 그렸지만 나중에 슬라브 민족 서사시라는 그림으로 유명했다고 하니 그 그림들도 꼭 관람하고 싶네요.
프리다 칼로는 평생을 죽음, 고통과 싸우고 자신의 삶을 사랑한 전사 같은 이미지로 기억된다면 구스타프 클림트는 동생과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자신을 반추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그림을 하는 자라면 툴루즈 로트레크는 귀족이지만 근친결혼으로 인한 장애인이 되어 현실을 미화하지 않는 그림으로 저도 좋아하는 화가여서 그의 그림을 볼 수 있길 바랍니다.
알지 못했던 화가였던 케테 콜비츠는 아들과 손자를 전쟁으로 잃고 반전운동에 진심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폴 고갱은 좋아하지 않아서 패쓰~베르나르 뷔페는 부와 명예와 인기가 있는 화가이지만 어두울 수밖에 없는 배경을 이야기하네요. 에곤 실레는 젊은 나이에 요절한 화가는 인간의 몸을 미화하지 않고 가식 없이 그림을 그렸지만 대중에게 이해받지 못한 화가의 삶에 지쳐 연인과 결별후 안정적 삶을 위해 중산층 여성과 결혼하지만 그의 행복은 스페인 독감으로 끝나게 되네요.
단순하게 화가의 인생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닌 인생을 이야기하며 작품 활동과 화풍 미술사적 의의까지 대략적으로 집어주어서 교양적인 측면에서는 괜찮지만 이미 알고 있는 것이라면 좀 더 디테일하게 들어가는 책들이 더 좋을 거라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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