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레이먼드 커버 외 지음
파리 리뷰라는 문학잡지에 수록되었던 195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단편.
독창적인 열다섯의 빛나는 단편들의 다채로운 문장들과 인물들 긴 장편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단편 특유의 생략과 간결함이 다른 곳에서보다 더 짙게 채색되었는 듯하다.
반면 본듯한 단편은 레이먼드 커버의 단편과 후에 영화<엠퍼러스 클럽>으로 나왔던 궁전 도둑은 선생의 고뇌에 대한 생각보다는 그 선생이 아무리 옳다고 생각한 방법으로 학생을 교육했어도 그 학생은 아버지와 똑같은 인간이 될 것만 같은 회의와 냉소감만이 내 머릿속엔 남았다.
펠리컨의 노래에서는 자신의 어머니가 재혼상대에게 지속적인 언어적 육체적 가정폭력을 당했고 마지막에 가서 자신의 어머니를 구하려 했지만 폭력의 가해자와 사라진 상황에서 변호사를 통해 전하는 안부는 매우 의심스럽기만 하다.
모든 걸 기억하는 푸네스 푸네스의 시계처럼 정확한 삶과 이후 불행한 사고로 사지마비가 되지만 기억은 절대적인 정확성을 가지게 된 푸네스는 자신은 모든 것을 기억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것을 모두 세부적으로 기억하는 것보다는 스스로의 생각으로 정리되어 요약되고 축적됨으로써 자신의 것으로 소화시키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사물의 기억은 다른 걸로도 대체 가능하게 되었기에 말이다.
어디선가 본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어떤 단편은 시대적으로 너무 반복된 이야기들만이 있는 듯해서 좀 답답하기도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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