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독서노트

황정은-百의 그림자

오후의 체셔캣 2022. 3. 19. 10:42

百의 그림자

황정은

 

 도심의 40년이 넘은 오래된 전자상가에서 일하는 무재와 은교의 사랑 이야기.

산에서 내려가다가 도중에 숲속에서 그림자를 따라가는 은교는 걷다가 무재에 의해 멈추게 되고 무재는 빚을 진채 일을 하다 그림자를 따라나선 자신의 아버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은교가 일하는 수리점의 여 씨 아저씨도 그림자가 일어서서 따라갔던 일을 이야기해준다. 유곤 씨라는 항상 복권 살 돈을 빌리러 수리실에 찾아오는 그는 때론 돈을 못 빌릴 때도 말없이 앉아있다 가거나 이야기를 하기도 하며 나타난다.  단순하게 둘의 이야기가 중심이 아닌 주변의 인물들도 비중이 상당하며 환상적인 분위기로 인해서 비유와 상징이 많은듯해서 다소 난해한 느낌을 준다. (나만 그런가?)

 연애소설이라기엔 둘의 사랑의 무게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사랑의 느낌보다는 삶의 터전인 상가의 철거로 인한 혼란과 비정한 사회의 시스템과 무겁게 짓누르는 삶의 무게가 더 부각이 되는 것이 저의 느낌입니다.

그림자를 따라가는 은교에게서 내가 무얼 원하는지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고 자꾸 떠밀려버려 잘못된 길에 이끌려 들어가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 한번 괘도를 이탈하거나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면 다시 일어설 수 없는 것도 느껴집니다. 

 어두운 삶의 무게를 지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담담한 위안을 주는 것 같아서 읽어나갔으나 은교와 무재가 숲에서 길을 잃었다 빠져나왔을 때 나만 그 숲의 남아 여전히 헤매고 있는 듯했다.

 나는 이 책을 과연 제대로 이해한 것인가 하는 생각에서는 갸웃거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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