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독서노트

김호연-불편한 편의점

오후의 체셔캣 2021. 8. 21. 13:41

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 밥 딜런의 외할머니가 어린 밥 딜런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행복은 뭔가 얻으려고 가는 길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길 자체가 행복이라고.

그리고 네가 만나는 사람이 모두 힘든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에

친절해야 한다고."     -P.140 中에서

 

 편의점은 가끔 들리는 곳 이상은 아닌 곳이지만 이 책에서는 어릴 적의 구멍가게 같은 느낌으로 여기선 이야기한다. 그러나 나의 경우엔 코로나가 일상이 된 지금은 가급적 외출은 자제하며 온라인 주문으로 대체하는 정도에 불가해서 별 느낌은 없었다. 

 편의점 주 염 여사가 장례식으로 인해 부산에 가기 위해 기차를 타게 되고 그러다 여러 중요 물건이 든 파우치를 찾아 준 노숙자 독고 씨를 만나게 되고 도시락을 건네게 된다. 그 후 야간 아르바이트가 나간 뒤에 일을 하다가 불량 청소년들로부터 나쁜 일을 당할뻔한 것을 막아준 것이 계기가 되어서 야간 알바로 취직을 하게 된다. 그는 알코올 문제가 있었지만 우직하고 믿음직한 구석을 본 염 여사에게 스카우트되어 야간근무를 하게 되었고 주간 알바생인 시현으로부터 일을 생각보다 빠르게 배우게 되기도 하고 그녀에게 일을 잘 가르친다면서 @튜브에 올려보라며 권하기도 하고 알코올이 생각날 때면 옥수수수염차를 마시며 편의점에 오가는 손님들에게 배려하며 배달도 해주는 등 노력을 한다. 아침에 근무하는 불평 가득한 선숙 씨의 속 사정을 듣고는 아들과 대화를 권하기도 하고 고달픈 중년 가장을 위로하기도 하고 시한부로 작가일을 하는 작가에겐 소재거리를 제공하고 카운슬링도 받기도 하면서 그가 알코올성 치매로 잃어버린 과거가 돌아올 것인지 여부와 염 사장님이 직원들의 생계를 위해 편의점을 이어가는 사정 등이 나오게 된다.

 오가는 손님에게 배려와 작은 위안을 주는 편의점이 있으면 사람들이 조금은 덜 불행에 빠지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가족을 손님처럼 대하면 된다는 말을 들으니 그럴 수 있도록 노력이라도 해야겠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