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독서노트

정호승-외로워도 외롭지 않다

오후의 체셔캣 2021. 3. 1. 10:37

외로워도 외롭지 않다

정호승의 시가 있는 산문집

 

환경이 바뀌어서인지 불면증이 더 심해지면서 새벽 무렵에 블라인드를 올리고 우두커니 불 켜진 건너편의 아파트 불빛들을 바라봅니다. 손바닥만큼 보이는 산자락이 몇 년 뒤에는 보이지 않을 거라 슬퍼하면서 말이죠.

별도 보이지 않는 하늘도 창가에 바짝 붙어 앉아야 어두컴컴한 새벽하늘이 보이니 말이죠.

 

시 하나와 뒤이어 산문이 하나가 짝을 이루어 시인이 말하길 시와 산문은 한 몸이라 하니 그렇다고 생각하며 읽어나갔습니다.

시인은 이리 말합니다.

사랑해도 외롭고 사랑하지 않아도 외로우며, 사랑받아도 외롭고 사랑받지 못해도 외로운 것이 인간이더라. 그런 인간의 본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이죠. 외로운 것이 인간의 본성이기에 삶을 받아들이는 일상에서의 담백한 마음가짐을 갖게 하는 시인의 시어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편으로는 시인의 산문을 읽어나가면서 시에 대한 여백이 옅어져가서 조금 아쉬운 느낌이 있었습니다.

저만의 느낌이나 감상이 덧붙여져서 그 시들이 저에게 새로운 의미로 재해석이 되거나 저에게로 다가와 위로 한 모금이 되었는데 그점이 안타깝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