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독서노트

조해진-빛과 멜로디

오후의 체셔캣 2026. 8. 15. 08:42

 

빛과 멜로디

조해진

 

 어린 시절 같은 반이었던 권은과 승준은 어른이 된 후 각자 다큐멘터리 사진가와 기자가 되어 인터뷰를 한다.

7년이 지나고 권은은 내전 중인 시리아로 촬영을 갔다가 왼쪽 다리에 부상으로 절단되어 분쟁 지역을 갈수 없게 되고 사진 작업 의뢰를 거절하고 저작권료와 간헐적으로 들어오는 일들로 근근이 생활 중이다.

 그럴 상황에서 은에게 애나가 연락을 해온다. 자신이 닮고 싶어 한 사진가 게리 앤더슨의 동생으로 게리를 애도한 기고문을 계기로 연락을 이어왔다. 애나의 아버지 콜린의 생애를 한 편의 짧은 영상으로 제작해달라고 부탁하며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다. 젊은 시절에 영국 전투기 조종사로 드레스덴 작전에 동원되었던 그는 끝내 아들 게리와 화해하지 못했다.

 권은은 레스보스 섬에서 난민 캠프로 촬영을 가서 살마를 만나고 가까워졌는데 자신의 어린 시절의 절망적인 때와 너무나 닮아 있었기 때문에 피사체와의 객관적인 거리 유지가 되지 못했다.

 승준은 민영과 결혼하고 아이 지유를 낳는다. 육아휴직이 끝나갈 즈음, 선배의 제안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중인 사람 중 한 명과 인터뷰 제안이 들어온다. 그러나 민영은 불편해하고 승준은 나스차가 임산부라서 제안을 받아들였다. 나스차와의 인터뷰를 계기로 권은과 다시 연락을 하게 되고 영국에서 결혼하려는 살마가 나스차에게 방을 빌려주기로 한다.

 

 빛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비춘다고 해도 소외와 고립, 분쟁 등의 빛이 들지 않는 어둠 속에 있는 사람들에겐 공평한가 의문이 든다. 숨겨진 빛을 프레임 안에 담아 셔터를 눌러 빛을 모아 담은 순간을 느끼며 카메라를 들게 되었다고 그래서 어두운 절망 속에서 일어서서 세상으로 나올 수 있었다. 그 카메라를 건넨 존재가 반장인 승준이었다.

 

 냉정하고 차가운 세상이라고 해도 누군가 손을 내밀어 주고 관심을 갖고 연대해 준다면 절망 속에서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