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독서노트

루스 랜들-활자잔혹극

오후의 체셔캣 2025. 7. 6. 11:20

 

활자잔혹극

(원제 : A JUDGEMENT IN STONE 확정된 재판?)

루스 랜들

 

 소설의 첫 장부터 살인사건의 범인은 글을 못 읽는 하녀가 저질렀다고 말한다.

음 결말을 알았으니 이제 읽을 필요는 없네 하고 책을 덮어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궁금하게 만들어서 끝까지 읽게 하려는 속셈이니 그냥 읽도록 하기로 했다. 물론 문맹으로 산다는 걸 잘 모를 수도 있으니 외국 여행을 갔을 때를 떠올리면 조금 이해를 할지도 모른다. 사실 여행을 가지 않고 국내의 간판만 봐도 알쏭달쏭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유니스의 유년은 글을 배워야 할 시기에 학교를 다니지 못했고 일상의 불편한 점 있다고 하지만 어머니를 간병하다 죽고 아버지의 간병을 하다 질식사로 죽게 했지만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기에 들키지 않고 넘어간다. 그 이후의 그녀는 주변 사람의 약점을 알고 협박하여 돈을 뜯어내며 살아간다. 그러다 구인광고를 통해 하녀 면접을 보게 되고 커버데일 가의 하녀로 들어가게 된다.

 

 로필드 홀의 서재에 책이 가득하며 의붓아들 자일즈는 어려운 책들을 끼고 살며 가족에게 무관심하고 대학생 딸 멜린다는 학과 과제로 책을 읽어야 하고 가장 조지는 통조림 회사 사장이라서 여러 결재서류들과 씨름해야 하며 아내 재클린은 잡지와 책을 잘 읽었다.

 여기선 유니스의 문맹이 그녀의 인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고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는 능력이 결여되어 이용하려고만 한다는 점과 여가시간을 방에 있는 자극적인 텔레비전의 폭력적인 형사물에 심취하여 벌어진 일이라고 말한다.

또한 시각적 장애가 나쁜 마음을 갖게 하는 정신적 장애로써 이어진다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런 문맹으로 문제라고 치부하기엔 오늘날의 문맹이 거의 없는 한국에서도 잔혹한 사건들이 계속된다.

단순히 유니스에게 보여준 커버데일 가족의 배려인 듯 배려가 아닌 태도에도 문제를 삼는다.

재력있는 커버데일 가는 책도 오페라도 즐기며 주변 사람과 파티를 하며 외국 휴가도 길게 보내는 이들이라서 자신의 잣대로 생각을 한다. 유니스의 의사는 고려치 않고 운전을 하라든지 여가시간을 보내라는 것과 친구를 불러들이는 것까지 간섭하는 사생활 침해를 한다. 상대적 박탈감과 질투를 가진 광신도 조앤의 미움을 받는 행동이 되어버린 셈이다. 뭐 그렇다고 죽어도 싸단 생각은 들지 않지만 말이다.

유니스가 궁지에 몰린 공포로 다가올 때 이해를 하지 못한 멜린다의 글을 가르쳐 주겠다는 제안조차도 선의가 아닌 강압으로 다가올 때 자신을 공격한다고 느끼고 극한의 행동으로 한 일가를 파멸시킨다.

 

 섣부르게 타인을 자신의 잣대로 규정짓는 것과 배려라고 했던 행동을 되돌아본다.

타인에게 함부로 행동하여 상처를 주지 말고 적당한 거리를 지켜서 선을 넘지 말고 살기란 힘들기만 하고 어떤 땐 무심타 질타를 받고 어떨 때 너무 배려를 하지 않고 맘대로 돕는 건 돕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어쩌라는 건지 답답한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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