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기억하는 풍경
손홍규
"기적이 오길 간절히 기다렸지만 결국 기적은 오지 않았어. 세월이 지나고 알게 되었어. 기적을 기다리던 동안 처음으로 내 삶에서 기적 같은 일을 해냈다는걸. 난 지금도 기적을 기다려." - P.151 中에서
80년대의 시골의 철교와 간이역이 가까운 마을의 아이들의 이야기 다섯 편입니다.
철교에서 자전거를 타고 간 아이 명, 기차 아래에서 어머니가 떠나지 못하게 막아야 했던 아이, 가출한 손녀 혜영을 업고서 기찻길을 걸어간 할아버지, 소를 몰고 철교에서 기차를 기다린 아버지, 간이역 승강장에서 요한을 기다린 아이 희.
모두가 가난하던 시절의 아이들의 마음이 순수하고도 따스하게 느껴지며 그리워하기도 미워하기도 하고 죽음으로 인한 상실과 슬픔도 배우게 되는 아이들의 마음이 다채롭게 쓰여있습니다.
주인공과 그 주변의 이웃과 가족, 친구들의 장난이나 풋풋한 첫사랑을 전하며 서로의 비밀을 지켜주거나 보호해 주는 모습도 있기에 포근함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이들이 모두 행복하길 바라며 평온하고 건강한 삶을 바라보지만 그런 소망조차도 너무나 큰 건가 싶어질 때가 종종 있는 것이 현실이니 저 시대 상황에서 내가 바라는 좋은 사람들인 그들이 도시화와 자본주의에 순응하며 살아내야 할 이들에게 핫팩 같은 글이었네요.
사족은 이미 읽은 듯한 소설이어서 갸우뚱했네요.
어디서 읽은 걸까? 고민하다가 또 이야기를 좋아하면 가난해진다고 하는 이야길 여기서 또 듣게 되니 이번엔 고민 끝에 답을 내놓을 수 있겠다 싶네요. "그럼, 어때?" 어차피 이야길 좋아하지 않아도 가난할 테니 말이다.
이 힘겨운 삶 숨 좀 쉬며 살아내는 데 도움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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