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 케이크의 특별한 슬픔
에이미 벤더
곧 아홉 살이 될 로즈를 위해서 엄마가 손수 만든 레몬 초콜릿 케이크를 보고 기다리기 힘들었던 로즈는 눈에 안 띄는 부분의 케이크를 조금 맛본 순간 폭신하고 초콜릿은 차갑고 깊고 진한 맛의 첫맛이 끝난 뒤에 하찮음과 위축된, 화가 난 느낌의 맛, 엄마와 연관이 있는 듯한 거리감의 맛과 복잡한 소용돌이 같은 생각의 맛. 부재, 굶주림, 소용돌이, 텅 빔의 맛이 느껴진다. 당황했던 로즈는 케이크를 한 조각 크게 베어 물지만 역시 동일한 맛이 느껴져서 그 후에 로즈는 수제로 만든 것을 피하면서 인스턴트 음식을 먹는 것으로 엄마가 만든 디저트는 최대한 피하게 된다.
모든 음식에서 요리한 사람들의 감정을 맛으로 느끼게 되는 것을 오빠의 친구 조지와 오빠 조지프가 한 실험을 통해 알게 되고 힘들어한다. 그렇게 로즈는 그 특별한 능력을 싫어하면서도 그 능력으로 인해 가족들의 마음을 알게 된다.
평범한 여느 가정인듯하지만 일 외엔 무심한 변호사 아빠와 목공을 취미로 하는 엄마, 어린 시절엔 과학 영재였지만 점점 성적이 떨어지는 사회성 없는 오빠와 평범했지만 특별한 미각을 가진 로즈와 워싱턴주에 사는 치매 걸린 외할머니의 소포를 보내는 이상한 습관들로 예상 밖의 일들이 생겨나게 된다.
그런 입을 도려내버리고 싶을 정도로 싫은 일이 일어났음에도 과연 가족에게 말 못 한 로즈에게는 가족은 어떤 존재일까?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사소한 습관과 행동 패턴에 대해서는 알뿐이지 무슨 일이 있었으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것에 있다.
과연 알려고 나 해본 적은 있으려나?
사실 내 한 몸 살아내기에도 삶은 충분히 버겁다 싶어서 인지 알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일 것이다.
사족으로 나라면 조지프가 한 선택을 할까 로즈의 선택을 할까 중에 조지프처럼 할 수 있다면 그 선택지를 택할 듯하다.
'끄적끄적 독서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와카타케 나나미-나의 차가운 일상 (1) | 2024.02.09 |
---|---|
최혜진-북유럽 그림이 건네는 말 (0) | 2024.02.04 |
마틴 크루즈 스미스-고리키 파크 (0) | 2024.01.30 |
호아킨 소로야-바다, 바닷가에서 (0) | 2024.01.28 |
도로시 길먼-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부인 (0) | 2024.0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