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독서노트

마틴 크루즈 스미스-고리키 파크

오후의 체셔캣 2024. 1. 30. 18:56

 

고리키 파크

마틴 크루즈 스미스

 

 러시아 아니 구 소련의 70년대 냉전시대가 배경이라서 너무 고전적이거나 진부하면 어쩌나 생각이 들었다. 책 두께도 무섭도록 두꺼워서 말이다. 작가의 성을 어설프게 봐서인지 스미스 씨로 인해 <차일드 44>를 쓴 작가인 줄로 착각하고 빌린 케이스이다. 여러모로 무지한 인간이로다.

 

 암튼 모스크바의 중심부의 고리키 공원에서 시체 세 구가 발견된다. 총으로 살인을 한 신원을 알 수 없게 지문과 얼굴을 뜯어낸 뒤였다.

아르카디 렌코는 나라의 영웅인 아버지로 인해 보장된 출신성분과 엘리트 교육까지 받음에도 불구하고 한직으로 치부되는 주임 수사관에 머물러 있다. 배당받은 지금의 사건을 적당하게 시작해서 KGB에 넘기려 하지만 수사를 계속해 나간다. 아르카디의 뚝심 있는 수사를 하며 사적으로 힘든 와중에 (아내 조야의 외도와 이혼 통보) 사망자의 신원과 용의자를 좁히며 진중하게 접근을 한다. 사건을 배당한 검사인 이암스코이가 도와주려 한다. 오히려 무게감이 더해져서 요새 수사물처럼 자극만을 추구하는 얄팍한 느낌은 없어서 좋았다.

 

 그의 무심한 시선은 KGB와 검찰, 당 지도부와 연쇄적으로 이어진 점과 대척점에 있던 미국과의 연관성을 보며 소련과 미국 사회의 문제점들도 싸늘하게 들춰낸다. 그래서인지 결말 부분에선 누아르로 느껴지기도 했다.

 

 사건이 해결된 뒤에 아르카디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8권까지 나온 시리즈라던데 그럼 그는 소련에서 여전히 수사관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