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독서노트

하현-이것이 나의 다정입니다

오후의 체셔캣 2020. 1. 12. 15:07

 

이것이 나의 다정입니다

하현


 그 아이의 외로움으로부터(이하 중략) 관심을 요구하는 것들에게서 아주 멀리 도망치고 싶어진다. -P.49 中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밖에 있는 것이라 비겁하고 소심한 변명을 웅얼거리며 말이다.


 상처는 그렇게 내는 게 아니었다. 나는 자주 반듯하고 날카로웠다. 조금 틀어졌다 싶으면 언제든 싹둑 관계를 잘라 버렸다. 나를 지키는 방법이라 믿었는데 그건 그냥 비겁한 거였다.  -P.52 中에서

;나와 같아서 순간적으로 움찔. 나는 나를 지키기 위해 나의 원칙이 세우고 그 선에서만 허용을 했으니 말이다. 심지어 나중엔 마음을 주지도 받지도 않으려 했다. 부담스럽고 집착하는 것도 내가 준만큼 돌려달라고 할 수도 없단 걸 진즉 깨달아버려서 말이다. 이기적이어도 적어도 나만은 내 편이 되어주고 싶다. 나조차도 내 편이 되어주지 않고 이기적으로 굴지 않는다면 누가 날 위해줄 것인가?


 책을 굉장히 깨끗하게 읽는 편이다. 흠집이 나는 게 싫어서 밑줄을 긋는다거나 귀퉁이를 접는 일은 상상으로도 하지 않는다. -P.86 中에서

;어릴 적 어머니에게 영향을 받아서 교과서를 제외한 나머진 다 새 책. 그래서 남에게 책을 빌려주거나 해서 걸레가 되어 돌아온 책을 보면 마음 아프고 우울해져서 아예 책을 받지 않겠다고 했다. 심지어 줘버리곤 새로 산 책도 있다. 책에 관한한 난 결벽증이다.


 각자의 세계에 적용되는 규칙과 상식이 비슷한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다. 우리는 서로에게 너무도 완전한 타인. 같은 말을 쓴다고 해서 늘 같은 언어로 대화하는 것은 아니다.-P.129 中에서

;정치적 성향이 다른 이와의 대화나 그 밖의 세대 간의 이야기들을 보면서도 느낄 수 있듯이 각각 완전한 타인이다. 이야기해도 서로의 말만을 외치는< 가족오락관>이라는 오래된 프로의 '고요 속의 외침'같은 느낌.


나와 상당수가 흡사해서 내가 글빨이 있었다면 저렇게 썼을 것 같은 에세이에 놀랐다. ㅠㅠ

내가 그리 흔한 사람이던가? 자조하며 책을 덮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