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독서노트

정해연-유괴의 날

오후의 체셔캣 2023. 8. 12. 09:42

 

유괴의 날

정해연

 

 명준은 딸 희애가 소아백혈병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하면서 병원비가 밀리고 있고 수술이 시급한 상황에서 병원 측은 밀린 돈을 갚고 수술비까지 완납을 해야 하는 사정으로 인해 돈이 필요해서 유괴를 하기로 했다. 전부인인 혜은의 지시에 의해서 부잣집 딸 최로희를 납치해서 부모에게 몸값을 받고 돌려보내기만 하면 된다며 대포폰과 대포차를 준비해서 날짜까지 정해주었다.

 전 부인이 이혼하기 전에 빚까지 책임져야 해서 근근이 살아온 명준은 사전답사로 로희집 근처를 지나다가 대문 밖으로 나온 아이를 치고 만다. 어차피 납치할 아이였던 데다가 아이가 다쳐서 머리에 피가 나고 있었기에 로희를 차에 태워 자신이 살고 있던 허름한 집으로 간다.

 

 납치된 아이 로희가 깨어나서 누구냐고 하는 바람에 자신의 얼굴을 숨기지 못한 명준은 곧 아이가 사고로 기억 상실의 상태이고 자신은 빨리 몸값을 받고 아이를 보내고 싶었지만 아이의 부모는 통 전화를 받지 않고 아이의 집에 가보니 골목에 구경꾼과 경찰들 사이로 아이의 부모 시신이 운반되고 있었다.

 

 로희는 11살이지만 천재로 소문이 난 아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 상태라도 순박한 명준을 친부가 맞는지 의심을 하지만 명준이 쩔쩔매는 태도에 그를 허물없이 막무가내로 대하며 지낸다. 한편 가사도우미 구옥분씨가 휴가를 갔다가 일찍 돌아오게 되고 로희의 아빠인 최진태의 시신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하지만 엄마인 소진유의 시신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정신을 차린 신고자 구옥분씨는 딸인 로희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경찰은 살인사건과 유괴가 연결이 된 것인지 수사를 하게 되고 혜광병원 원장 최진태의 아버지인 최억만의 대를 이은 악행, 보안업체 직원 박철원과의 악연과 끝에서는 진범이 밝혀지게 된다.

 

 마냥 행복한 나날의 연속일 수도 불행의 끝이 어딘지도 모르게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할 때도 있고 불행과 행복이 번갈아 드나들면서 하루하루 벅차게 헤어나려 애쓰다가 지쳐버리며 모든 걸 놓아버리고 싶을 때도 있다. 여기선 여러 인간들이 나오는데 복수의 결과를 짊어진 남자와 자신의 아이조차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남자, 자신만을 위한 여자, 아이를 위해 모든 걸 하는 남자 그런사람들을 보며 여러 복잡한 생각들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