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독서노트

Timothy Snyder - Bloodland

오후의 체셔캣 2023. 1. 29. 13:10

 

피에 젖은 땅(원제 : Bloodland)

스탈린과 히틀러 사이의 유럽

티머시 스나이더

 

1933년부터 1945년까지 제2차 세계 대전 전후의 소련과 독일의 비인간적인 두 독재자로 인해 피에 절여지다시피 땅에 대한 이야기였다.

블러드랜드는 러시아 서쪽부터 폴란드. 발트 삼국,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등의 출신의 사람들을 그들의 잣대로 잔혹하게 몰살시켰다.

고통스러운 그들의 잔학성에 몸서리치게 만드는 책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자꾸만 회피하고 싶게 만들었다.

 

30년대 스탈린은 우크라이나에 의도적인 기아를 발생시켜 300만 명 이상의 사람을 굶어죽게 만들고 37~38년 대공포 시기엔 약 70만 명이 무자비하게 총살형에 처해져서 소리 없이 사라졌다.

독일과 소련이 함께 폴란드를 침공하고 불가침 조약을 맺었어도 신뢰할 수 없는 이들과 한 서명한 종이는 폐지에 불과할 뿐이다. 폴란드의 저항 세력이 될 지식인들 20만 명이 살해된다.

마치 이어받기를 하는 듯이 히틀러가 뒤를 이어서 전쟁 포로들과 레닌그라드 시민들을 400만 명을 아사시킨다. 그들은 절멸시켜야 할 식충들일 뿐이라는 것이 히틀러와 나치의 생각이다.

독일군은 점령지 폴란드와 발트해 삼국에 총탄과 가스로 유대인 약 540만 명을 학살한다. 벨라루스와 바르샤바에서는 50만여 명의 민간인을 학살한다. 히틀러와 독일군들은 폴란드의 바르샤바를 지도상에서 사라지게 하려 노력한다. 퇴각하는 독일군과 쫓겨나는 독일인에게 소련군은 상상 이상으로 잔인함을 선보인다.

이 시기에 블러드 랜드에서는 1400만여 명 이상의 사람들이 실종되고 살해되고 황량하고 피폐함만이 남았다.

익히 잘 알려져 있는 가장 큰 피해자는 유대인들이다. 그에 못지않게 폴란드는 2차 세계대전 기간에는 소련과 독일에 차례로 짓밟히고 전쟁이 끝났어도 소련의 위성국가가 되어 암흑기의 긴 터널을 보내게 되었다.

인간에 대한 존엄이란 말이 통하지 않는 그곳은 생존자와 희생자들의 기록물들의 내용들 중에 "그들은 죽고, 죽고, 또 죽었다고 말하며 죽음은 느리고, 굴욕적이며, 넘쳐흐르고, 흔해 빠진 일이었다."라고 말하는 그들은 살아가는 동안에도 그 트라우마는 어떻게 견디며 살아갔는지 우울하기만 하다.

한편으로는 독일이 일본과 동맹을 공고히 하여 양동 작전으로 소련을 흔들어놓았다면 독일은 레닌그라드를 치고 일본은 시베리아를 쳤다면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최악의 지도가 되었으리라 등골이 서늘해진다.

본문이 7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에서 블러드 랜드에서 자행된 학살과 인종주의에 대한 어긋난 집단화와 식민화로 인한 이념 충돌로 인해 억울하게 숨져간 1400만여 명의 사람들과 살아남기 위해 서서히 인간성을 상실하게 된 다수의 사람들이 충격적이다.

또한 그들을 숫자로 기억할 것이 아닌 사람들로 돌려놓아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우리는 우리가 인간이라는 사실을 과거 학살의 역사를 잊지 않고 살아가야 할 인간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스탈린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듯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블러드랜드를 또다시 무고한 인간들의 피로 물들이고 있어서 슬프다. 인간이란 정말로 반성을 하지 않는 어리석은 존재들인 것 같아 슬퍼진다. 그런데 저자는 가해자 중에 일본이 덜했다고 생각을 하나보다. 당신에겐 피해가 덜하기도 하고 이익도 있었지만 일본에 피해를 입은 주변국인 우린 그렇지가 않다. 일본인들이 하는 피해자 코스프레에 화가 나니 말이다. 항상 서구 열강의 백인의 시선에서만 보는 것 같아 씁쓸했다.

 

끝으로 작가가 남긴 말로 맺으려 한다. "희생자들은 사람이었다. 그들과 진정으로 동일시되고 싶다면, 그들의 죽음만 볼 게 아니라 그들의 삶을 봐야 한다.(이하 생략) 다른 인간을 인간 이하의 존재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다면, 그 자신이 인간 이하다. 그러나 인간에게서 인간성을 부인해버리면 윤리란 불가능해진다."-P.703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