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드엔딩은 없다
강이슬
행복에 집착하느라 불행을 잊어버린다니 궁금해졌다.
항상 내가 못한 것만 탓하고 나에게 야박했던 남들의 지적에 움츠러들기만 해서 몇 년 동안 그 성향을 고치려고 부단히도 애를 썼고 다행히도 코시국으로 인해 사람과의 교류가 줄어 나에 대한 비아냥을 멈출 수 있었다. 날 비하해서 웃기는 것이 문제라서 하고 나면 허무만 남는다. 이게 뭔 뻘짓인지 자조하며 말이다.
그리고 밍키의 정체를 아는 순간 빵 터지고 말았는데 술에 대해 그다지 호의적이지 못한 난 주사가 있는 사람들을 혐오하며(어릴 때부터 시달리기도 했지만 결정적으로 알바 때 차 끊기는 시간에 아둥바둥하며 널브러진 채 피자 한판을 게워낸 팔자 좋은 술 좀비들을 피하느라 힘겨워서 그런 것 같다.) 그 돈 있으면 차라리 점심 사 먹겠다고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소새끼도 아닌데 흰 우유만 두 달 넘어 먹으면 이렇게 삐딱해지며 없는 뿔로 마구 받아버리고 싶어지는가 보다. 그리고 살은 1㎏도 빠지지 않는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나서 주위에선 내가 굶는지 몰랐다는 같은 과 점심메이트인 친구는 다이어트를 하는 줄 착각을 했던 우픈 현실이었다.
"나도 내 인생은 우아하진 못할지언정 기어코 행복할 것이다."라는 목적으로 살고 있는 이슬 씨를 응원하고 나 또한 자기비하의 늪에 허우적거리고 않고 화가 나면 화를 내고 긍정적으로 살고 싶다.
그래서 새해에는 좀 더 단순 무던하게 예민하지 않는 삶을 추구하고 싶다.
우울은 엿이나 바꿔버리라지 하며 씩씩하게 말이다.
좀 있으면 새해인데 여전히 지 속옷빨래를 내놓은 미운 동생놈에게 슬며시 갈때 밑반찬이랑 검정봉다리에 지속옷들과 함께 보내버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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