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로 하여금
편혜영
이석은 병원에서 평판이 좋은 직원이다. 그런 그에게도 아이가 다쳐서 식물인간 상태가 되어 서울의 병원에 누워있다. 서울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다가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려서 선도병원에 재취업하게 된 무주는 이석의 도움을 받아 병원에 안정적으로 적응한다.
조선업으로 먹고사는 이인시에 조선업의 불황으로 병원은 위기에 몰리고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 병원에서 새 프로젝트 팀을 꾸린다. 팀에 투입이 된 무주는 이석의 비리를 알게 되고 아이의 병원비로 인해 그런 것을 알고도 자신의 아이에게 당당한 아버지로 서기 위해 이석의 비리를 게시판에 고발한다.
이석의 사직을 무주 탓으로 돌리며 동료들은 그를 따돌리고 자신의 업무가 아닌 다른 보직으로 밀려난 후 힘들어하는 남편에게 뱃속의 아이의 상태를 말하지 못한 아내는 유산을 하고 무주를 떠나 서울로 간다.
아내에게도 동료들에게도 마음 둘 곳이 없는 무주는 이석이 다시 병원의 요직으로 당당히 복직하게 되고 그런 이석을 보면서 무주는 정의와 윤리가 무언지 갈등하게 된다.
내부 고발자들은 항상 함께 일하던 동료로부터 외면을 받는다. 정의란 자취를 잃고 그저 냉혈한 내부 고발자가 되어버린다. 선의를 갖고 옳은 선택을 했으나 동료들에게 마녀사냥을 당하는 결과가 참 쓰다. 오히려 가해자로 지목당하고 야간 근무를 시키거나 엉뚱한 부서에 발령을 내려 스스로가 그만두게 하려는 속셈이다.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하는 병원마저도 대가를 지불하지 못하면 언제든지 내동댕이쳐질 수 있는 이분법적 공간이다. 환자가 보호의 대상이 아닌 돈으로 전락해버린 자본주의의 생존 논리로 인하여 공존이란 의미는 공허하게 퇴색될 뿐이다.
무주라는 사람처럼 나도 타인에 대한 피로가 쌓여간다. 어딘가에도 소속되지 못하고 겉돌듯이 맴돌 뿐이다.
효의 말처럼 무서운 건 사람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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