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독서노트
김진영-아침의 피아노
오후의 체셔캣
2020. 6. 7. 16:54
아침의 피아노
김진영
"흐른다는 건 덧없이 사라진다는 것, 그러나 흐르는 것만이 살아 있다. 흘러가는 동안의 시간들. 그것이 생의 총량이다."
-P.51 中에서
17년 암 선고를 받고 13개월을 투병하면서 쓴 짧은 글을 책으로 엮인 책. 어느 날은 좋았다가 어느 날은 또 나빴다가를 반복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에 대해 남은 이들에 대한 사랑들을 표현하려고 하는 삶에 대한 애정이 담겼기에 내가 눈물이 나는 건 왜인 건지.
적요의 상태라는 물가에 있으면 말이 없어진다는 그렇다고 말이 사라지는 건 아니라는 작가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침묵이 아닌 고요라고 고요의 말들은 적요한 상태를 남겼다. 적요한 상태라니... 나에게 그런 상태가 있었던 적이 있을까?
요새 정말 고요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싶다. 내가 산사에 들어가 수행을 하는 것도 어느 다큐에 나온 절재 된 수도원에서의 침묵을 본 것이 마지막이라서 일까?
작가의 말에도 세상을 애정 가득한 시선이 아닌 신종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함으로써 새로운 시각이 되어버린 느낌이 든다. 뾰족한 치료제도 백신도 없는 우울하고 두려움만 가득한 세상이 되는 건가 하는 부정적인 생각이 들기도 하고 내 주위엔 온통 소음뿐이라서 새벽이나 밤이나 주말이나 여러 가지 삶의 지난한 소음으로 시작되어 끝나버리고 아침마저도 새들의 지저귐으로 소음의 스케줄에 빼곡히 예정되어 있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