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독서노트

줌파 라히리-내가 있는 곳

오후의 체셔캣 2020. 5. 17. 16:13

 

내가 있는 곳

줌파 라히리


"장소를 옮길 때마다 나는 너무나 큰 슬픔을 느낀다.

추억이나 고통, 즐거움이 있던 곳을 떠날 때 그 슬픔이 더 크지는 않다.

충격을 받을 때마다 출렁이는 단지 속 액체처럼 이동 자체가 날 흔든다."

   -이탈로 스베보, <에세이와 흐트러진 페이지>발췌


 일상생활에서 받는 보편적인 느낌을 적어놓은 예민하지만 심플하면서 슴슴한 책.

평범한 장소 속에서 단편적인 생각들을 보며 내가 갖는 감정이 너무 예민하거나 까탈스럽게 느끼는 건 아닌가 싶었는데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의 표정 없는 얼굴과 마주치는 것이 일상다반사가 되어버린 그래서 아무렇지 않게 기계적으로 움직이고 있는것 같다. 그래서 작은 것들의 소중함을 느끼며 위하려고 하다가 오히려 내가 종종 위안을 받게 되는 것을 느낀다.

 책 속에서 친구의 남편이 책을 빌려달라고 하는 구절이 나올 때 왜?라고 생각을 했다. 책이 아무리 많건 적건 난 책을 빌려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친구들에게 빌려주었다가 책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나 받았다고 해도 걸레가 되어 돌아온 적이 종종 있어서 그냥 주고 다시 사거나 절판이 된 경우엔 빌려주지 않거나 두 가지다. 솔직히 책을 빌려주면 돌려받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 다반사. 그리고 빌려본 책을 돌려주고 싶어도 못 돌려주는 경우 또한 있었다. 취향 유무를 떠나서 내다 버려도 시원찮을 폐지 수준의 책이어서 빌릴 때도 꺼림칙했는데 돌려주려 해도 돌려주지 못하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 어휴~피곤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