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독서노트
구병모-파과
오후의 체셔캣
2025. 5. 3. 09:36
파과
구병모
어느 나이 든 청부 살인자의 이야기.
40여 년간 청부 살인을 직업으로 삼아서 날카롭고 빈틈없이 깔끔하게 마무리한다며 '손톱'이라고도 불리기도 했던 잘 나갔던 60대 킬러 '조각(爪角)'은 노화로 인해 기억과 신체 상태가 오랜 직업적 상해로 인해 좋지 않아서 퇴물 취급을 받는다.
사무실에서 만난 요새 잘나가는 킬러 '투우'로 부터도 비아냥을 참아야 했으며 앞서 맡은 일을 하다 상처를 크게 입기도 해서 슬슬 은퇴를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 그녀의 마음에도 틈이란 것이 생겨서 곁엔 '무용'이라 이름 붙인 반려견도 그녀를 치료한 강 박사도 들어와있기에 지켜야 할 것들도 생겨나버린다.
사족으로 작가의 책은 처음인가 했더니 <한 스푼의 시간>이란 책 이후에 두 번째였다.
책 제목을 처음엔 이해하지 못하다가 주인공의 냉장고 속 과일 이야기를 하며 알아차렸다. 노인에다가 여성이 킬러란 직업을 그리 오래 해왔다는 이야기에 혹했지만 나에겐 자꾸만 사실적인 느낌이 떨어진다는 생각만이 남게 되어버렸다.
아마도 작가가 만들어놓은 설정 속에 내가 쉬이 빠져들지 못해서 그런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