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바람이 분다, 가라
바람이 분다, 가라
한강
정희는 어느 날 친구 인주의 죽음과 갑작스레 나타난 인주와 연인 사이였다던 강석원이란 사람이 그녀의 회고록을 쓰게 되고 정희는 그녀가 자살했다는 사실을 의심하면서 인주를 알았던 주변 인물들을 만나서 사실 확인을 하며 반박의 글을 쓰려 한다.
정희가 알던 인주의 과거와 현재가 뒤섞이며 정리되지 못한 사실들이 어지럽게 쌓이며 사적인 기록을 들여다보는 것만 같아 혼란스럽기만 하다.
정희는 존재의 출발점과 끝을 말하기 위해 우주라는 과학적 신비와 비유를 교차하며 들려준다. 인간 또한 별처럼 태어나서 존재하다가 죽는다고 인간의 구성은 별에서부터 나온 것이라고 한다.
사연 많고 불행한 삶을 산 친구 인주의 삶의 행적을 이야기하며 그녀를 알던 이들은 그녀의 자살은 당연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정희는 여전히 의문을 갖는다.
인주의 삶은 안녕하지 않은 마치 친절한 달의 미소가 아닌 그 뒷면의 거친 표면을 보는 듯하다.
부모의 죽음과 혈우병을 앓는 외삼촌을 잃고 그녀조차도 연습을 하다 다리를 다쳐 높이뛰기 선수를 그만둔다. 삼촌의 죽음 후에 3년간 집안에 은둔하고 늦게 미대에 가고, 이혼을 하고 남편과 양육권 문제로 다툴 때조차도 인주는 견디었는데 말이다. 자살을 시도한 정희를 보살펴준 친구였으니 의심은 당연하다 생각이 든다. 또한 인주의 자식인 민서에게 영향을 미칠 거라 생각이 되어 더욱이 진실을 밝혀야 했다.
왜 갑작스레 미시령에 가고자 했던 걸까?에 대한 문제가 풀리며 사건이 드러나게 된다.
얼마 없는 친구를 위해 나였다면 정희처럼 친구를 위해 집요하게 파헤칠 수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