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딩에그-그날의 온도 그날의 빛 그날의 분위기
그날의 온도 그날의 빛 그날의 분위기
스탠딩에그여행산문집
"난 어려서 부터 헌책에서 나는 냄새를 좋아했다. 헌책 냄새는 늦가을 거리에 가득 쌓인 낙엽 냄새,어린 시절 할아버지의 품에서 나던 냄새와 비슷하다. 낡고 삭아서 조금씩 사라져가는 것들의 냄새." -P.184 中에서
고등학교때 존경하는 국어선생님도 저 비슷한 말씀하셨던 기억이 나네요.(비록 옷입는 센스가 넌센스셨지만 그것을 제외하고는 담백하고 엄한 잣대와 타 종교를 이해하려는 포용적인 성격 또한 좋았었답니다.) 가을 낙엽냄새와 같다고 말이죠.저도 학창시절엔 헌책방 책골목에 자주 갔었는데 독특한 사진집이나 화집등을 볼수 있어서 좋아했었습니다. 사실은 새책을 더 좋아합니다.하하~
"함께 여행 중인 일행이 있다 하더라도 그 여행이 풍요로워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각자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일행이 서운해한대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새롭게 보고 느끼는 것들에 대해 생각할 시간도 필요하거니와 함께 여행하는 사람과 나의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수 있는 시간도 오직 그때뿐이기 때문이다." -P.208 中에서
예,혼자만의 시간은 언제나 필요합니다.차분히 생각과 마음도 가라앉히고 편안하게 생각을 하는 것도 중요하더라고요.
"그 순간의 온도,그 순간의 빛,그 순간의 분위기가 좋았던 거라고.언젠가 다시 그곳에 간다고 "그날의 분위기" 그대로일 거란 보장도 없잖아. 그럴 바엔 영원히 다시 갈수 없는 곳으로 남겨두는 것도 나쁘지 않아. 다른 사람들은 영원히 갈수 없는 나만 알고 있는 세상이 있다는 건 은근히 짜릿한 일이잖아." -P.219 中에서
정말 그렇더라고요.어느 시점이나 다 좋은 것은 아닌 나한테만 특별한 그날의 그곳이 있었어요.그곳에서는 마치 시간마저 멈춘듯 한 느낌과 함께 있었던 이와의 분위기도 환상적인 느낌 말이죠.
사람들은 흔히 머릿속에 쌓인 것들을 비우기 위해 휴가를 떠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자의든 타의든 조금씩 방전되고 비워지는 게 우리네 일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다녀온 후 한동안 삶의 에너지가 될 새로운 모티프를 하나씩 얻어 돌아오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휴가 아닐까. -P.236 中에서
머릿 속을 비워낼수도 없거니와 다소 정리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그러나 정리조차 되지 않고 무겁게 더욱 무겁게 가라앉게 되는 건 나의 소심함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