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독서노트

박상영-순도 100퍼센트의 휴식

오후의 체셔캣 2024. 7. 27. 12:55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

박상영

 

 부커 상 후보에 오른 작가의 에세이기도 하지만 과연 100퍼센트를 꽉 채운 휴식을 어떻게 취하는 건지가 궁금해서였다. 그러나 제목과는 다른 번아웃과 휴식을 하지 못하는 작가의 짠하고 웃긴 친구들과의 이야기였다.

대학에서 도피하듯 떠난 첫 유럽 배낭여행과 적성에 안 맞는 학업을 쉬고 뉴욕으로 간 이야기, 제주에서도 더 남쪽에 있는 가파도에서의 레지던시 생활과 친구들과의 여행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작가 본인의 유머를 입담 좋게 펼쳐놓아서 재미는 있었으나 마냥 웃지는 또 못했다. 왠지 짠한 일들에 공감이 되기도 했기에 말이다.

작가의 외형은 겁이 많고 소심하다는 느낌보다는 소가 아닌 벌레도 잘 잡는 것은 물론이고 기운 세고 용감해 보였지만 글을 통해 활발하고 사교적으로 보이는데 다른 면모도 존재하는구나 싶었다. 나 역시 겁도 많고 소심하지만 없던 용기를 끌어모아서 벌레는 잘 때려잡고 있는 터라서 말이다. 또한 사람에게 상처를 많이 받아서인지 애초에 기대치를 낮추고 마음 주지 않는 성격이라서 감정 또한 경제적이지 못하며 비효율적이지만 다행히도 집착은 없다. 그래서인지 냉정하다는 소릴 듣는데 질척이는 것보다는 낫지 않나 싶다.

 또 남사친, 여사친이라는 말보다는 그냥 친구라고 하면 되지 뭐 갈라놓고 규정지어야 하는지 원 나도 이해를 하진 못하겠다.

 사족으로 갯강구의 이름을 엘리자베스라는 이름으로 붙여주면 징그럽게 보이지 않고 새롭게 보이려나 싶어진다.

웃기면서도 저도 바선생이 나오면 싫어하는 이들의 이름을 붙여주면 어떨까 생각 중입니다.

잡을 때 더욱 찰지게 잡을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어차피 좋아하긴 그른 듯해서 또람프야! 스위프트야!  땡초야! 라던가 하면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