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널목의 유령-다카노 카즈야키
건널목의 유령
다카노 카즈야키
94년의 겨울의 도쿄에 일간지 사회부 기자였던 마쓰다는 2년 전 아내가 병으로 세상을 떠난 후에 삶에 대한 회의감으로 인해 하던 일을 그만두고 지금은 월간 여성 잡지 계약 기자로 일하고 있다. 아내에 대한 미안함과 그리움과 이직한 지금의 직장 일이 익숙해지지 않아서 고민하던 그는 데스크의 이자와가 심령 특집 기획을 맡긴다. 건널목에 찍힌 유령의 사진의 진위 여부를 가리며 취재하던 그는 1년 전 그곳에서 살해된 신원불명의 젊은 여성의 진상을 밝힌다.
유령이 된 피해자는 태어나서 사랑받은 기억이 없어 웃음조차도 기분 나쁜 웃음이어서 타인에게 불쾌감을 안겨주며 기억에 각인되고 마지막까지 쓰레기처럼 처리되어 버린다. 사는 게 지옥인 아이들은 언론에서 잊을만하면 튀어나온다. 어디에서도 인간에 대한 존엄은 없고 피해자가 피해자 답지 않다는 억지 주장과 사생활 신상을 털어댄다. 비아냥거리는 인간들만 득시글거리는 악의적인 시선과 댓글들을 보며 인간에 대한 혐오감만이 치밀어 오를 뿐이다. 그런 피해자는 죽어서도 편안에 이르질 못하고 조롱거리가 되는 경우까지도 봤다.
작가는 사회파 미스터리를 쓰는데 심령 소설과 결합해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 까진 좋았으나 끝까지 유령의 현상은 과학적으로 나타내지 않고 모호하다. 아마도 그런 것이 나에겐 조금 불편했던 모양이다.
게다가 저런 유령이 존재한다면 일제강점기에 강제징집되고 사도광산이나 위안부로 끌려간 이들로 인해 유령이 넘쳐나면서 일본이 멸망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그들의 왜곡된 역사의식을 보니 유령도 가려서 볼 듯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