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영-1차원이 되고 싶어
1차원이 되고 싶어
박상영
퀴어 성장소설이라고 해야 하나? 모두가 2002년 월드컵에 열광을 할 때 소년은 철없는 아버지가 벌이고 매번 실패하는 사업과 어머니의 열렬한 신앙생활과 오래된 궁전 아파트와 털이 많은 신체와 자신의 성 정체성을 숨기고 싶은 생각뿐으로 D 시를 벗어나기 위한 방편으로 대학을 가는 것을 목표로 하게 된다.
그의 삶 속에 학원에서 만난 도윤도라는 또래를 사랑하게 되고 그와 만나는 수영장, 노래방, 작은 컨테이너에서 함께 산책하던 수성못과 스쿠터에서 그를 향한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간다. 학원에서 밸런타인데이라서 수줍게 초콜릿을 놓고 가는 것을 발각되면서 친해진 무늬와 어머니끼리 친구라서 어려서부터 만나는 가족 같은 존재인 수재 테란 누나와 여린 테리 등이 나온다.
현재의 그는 자신의 청소년기와 스무 살 무렵에도 이어진 우울증과 불안으로 인해 여러 일들을 겪으면서 상담 전문가가 되어서 자전적 에세이를 내게 되고 후에 TV 프로 PD에게 연락이 와서 방송을 타게 되면서 유명해진다.
그가 소설 속에서 무심히 던져지는 선생님과 반 아이들의 무신경하게 이어지는 폭력들을 보니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하다. 두발을 단정히 하라며 귀밑 3cm를 강조하며 곱슬머리인 아이들까지 파마를 했다며 의심을 하질 않나, 명찰을 달지 않았다며 운동장을 돌거나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며 단체 기합 등을 받고 언어폭력의 일상화를 경험한 일들과 무표정하거나 일그러진 아이들이 폭력적인 모습에서 그 시절의 일의 잘못된 일들이 새록새록 생각이 난다.
또한 한때 즐겨듣던 음악과 만화책들이 추억 팔이의 느낌이 들게 했다.
10대의 예민한 감수성의 시절을 이야기하는 책인데다가 이성이든지 동성이든지 외계인이던지 사랑 이야기는 그 당시에 나 지금이나 이성에 별관심이 없는데다 먹고사는데 급급해서 더 그런가 보다. 놓친 부동산이나(바람 숭숭 들어오는 문짝이라도 사볼 걸 하는 생각)과 그놈의 쥐뿔도 모르는 묻지마 주식, 금 펀드 안 했으면 가능했을지도 모를 일이라며 후회나 하고 자빠지진 않을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