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독서노트

최은영-내게 무해한 사람

오후의 체셔캣 2019. 10. 20. 12:21

 

 

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왜 이해해야 하는 쪽은 언제나 정해져 있을까."  

 -P.120 <모래로 지은 집>中에서


"나는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나의 자아를 부수고 다른 사람을 껴안을 자신도 용기도 없었다. 나에게 영혼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 영혼은 "안전제일"이라고 적힌 조끼를 입고 헬멧을 쓰고 있었을 것이다. 상처받으면서까지 누군가를 너의 삶으로 흡수한다는 것은 파멸. 조끼를 입고 헬멧을 쓴 영혼은 내게 그렇게 말했다."

-P.152 <모래로 지은 집>中에서


그 여름-이경과 수이의 학창시절의 사랑과 사회로 나가서 수이의 배신으로 인해 이경과 헤어지는 이야기.난 동성애자의 이야기가 아닌 사람과 사람이 만나 사랑하고 헤어지는 그런 이야기로 느껴질까요?

601,602-옆집 효진이네에서의 가부장적인 분위기와 효진의 오빠 기준의 무차별적 폭력. 자신은 옆집 아이보다는 나은 처지라는 애써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이야기 속에서 내 주변이야기와 섞이는 건 나만의 느낌이겠죠.

지나가는 밤-너무도 다른 자매 윤희와 주희 이야기.나도 친한 자매나 남매를 보면 마냥 신기에 했던 우리집은 정말 물과 기름 같아서 성향이 너무나도 달라서 말이죠.

모래로 지은 집- 십대에서 이십대 초반의 우정이야기.고등학교 삼년 내내 통신친구로 지내다가 실제로 만나길 원했던 공무로 인해 나(나비)와 모래를 만나 친구 세명이 만들어가는 우정의 특별함과 헤어짐을 이야기한다.

셋의 우정과 헤어짐에 공감이 가며 자신을 과시하지 않고 가진자 특유의 관대함마저 비난의 일부가 되고 "넌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로 비난할수 밖에 없는 나의 비뚤어짐과 못남을 들키는듯 하며 서로를 자주 할퀴고 상처를 내지만 서로를 향한 시선 속에서 그것을 뛰어넘는 것 같다. 그들 사이에 모래가 공무에게 고백을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모래를 좋아하는 권의주의적인 다른 남자를 만나면서 균열이 가는 부분에서는 그렇게 다들 멀어지게 되는 것이겠지 하고 체념을 하게 되지만 그들에게서 모래가 떠나고 사라지게 되면서 그들의 우정도 소멸되어버렸다. 나의 변명인진 몰라도 모든것은 변하고 사람은 자신을 챙기기에도 힘겹다고 모래를 챙기기엔 나비와 공무는 너무 버겁지 않느냐고 그들을 옹호해본다.

고백-고등학교 세친구 중에 진희의 고백과 자살로 인해 주나와 미주의 친구사이도 끝나버리고 후에 서로를 원망하며 끝나는 이야기.

손길- 어릴 적에 혜인을 맡아서 길러준 여자(숙모)와 삼촌이 갑작스런 사고로 사망하게 되고 그로인해 여자와 작별인사도 없이 헤어지고 그후에 만난 이야기.

아치디에서-스물다섯 자신을 찾아왔던 사랑에 대해 브라질 청년 랄도의 이야기.

하민은 내가 아는 사람의 이야기와 너무 흡사하고도 결말은 다른 이야기였다. 하민은 적어도 도피라도 할수 있었지만 내가 아는 그녀는 이제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