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독서노트

한은형-레이디 맥도날드

오후의 체셔캣 2023. 9. 3. 09:58

 

레이디 맥도날드

한은형

 

 맥도날드에서 밤을 보내는 할머니 이야기인데 모 방송 프로를 예전에 본 기억이 있기에 책을 통해서도 읽어보았다.

트렌치코트를 입고 유창한 영어 실력과 박식함, 종이 가방에 든 영자 신문과 호텔 레스토랑에 익숙한 모습과 기품 있는 태도의 맥 레이디라 불리는 할머니의 사연은 무얼까 하며 노후에 모아둔 재산이 떨어지고 난 후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을 악몽처럼 보여주게 될까였다.

 

 거주지가 일정치 못한 사람을 노숙자로 이야기하고 대부분 청결하지 못한 상태로 돌아다니지만 맥 레이디라 불리는 김윤자 씨는 자신의 외모를 깔끔하게 정돈하려고 머리에 실핀을 꼽고 구겨진 옷매무새를 매만진다. 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이 없기에 꼿꼿이 앉은 자세를 유지한 채 앉아서 잠깐씩 졸다 깰 뿐이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끔찍이도 싫어한다. 나 또한 보행에 방해가 되지 않으려 하고 버스나 지하철, 도서관 등의 공공시설에서는 조용하려 한다. 남을 배려해야 나 또한 존중받을 권리가 생긴다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또한 독서와 산책이라는 점은 공통분모인듯하다.

 그러나 맥 레이디는 자신이 번 소득보다 더 큰 소비를 함으로써 자부심이나 만족감을 돈으로 산다. 그런 점에서는 나와는 다르며 나에겐 오히려 불편할 뿐이다. 또 그만큼 똑똑하지도 생김새가 잘나지도 않고 그가 봤던 일본 영화는 모르나 나에게도 한때 영화제표 영화를 보려고 몰두하던 시절을 지나서 이젠 그마저도 코로나로 산산이 부서져버렸으니 말이다.

 다만 나에겐 도시 근교나 시골의 조그마한 집을 고치며 검소하게 삶을 살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기에 집 고치는 것을 알려주는 곳에서 교육을 받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모든 노동은 돈으로 이어지니 자급자족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공고히 할뿐이다.

 그녀를 허영이나 자존심 세다는 자신의 잣대를 들이대며 속단을 하지만 나는 쉽게 맥 레이디에 대한 평가나 판단할 수가 없어져 버렸다. 나 또한 그녀와 유사점이 보여서겠지. 돌아볼만한 인생이 아닌 좀 더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자책과 후회가 더 많은 삶에다가 웃지 않으며 고지식하게 군다는 말을 들으면서 여전히 사회생활을 꾸역꾸역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더더군다나 그녀가 자신의 의지로 선택한 삶을 판단할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