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러하-악마의 계약서는 만기 되지 않는다

악마의 계약서는 만기 되지 않는다
리러하
"우리 사는 데가 다 지옥이라고. 말만 이승이지, 여기에 명줄 두고 버티려면 돈으로 디딤돌을 쌓아 계속 뛰어야 하는 꼴이 지옥이랑 뭐가 다르다니." -P.102 中에서
핏줄은 아니지만 갈 곳 없는 그녀를 거둔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20대에 휴학을 하고 알바를 하며 학비를 모으며 살고 있다.
다 쓰러져가는 큰 단독주택에 세입자가 없어 고민이던 차에 지옥이 리모델링을 하면서 악마와 계약을 덜컥해버린 할머니로 인해 원치 않는 지옥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게 되는데 처음만 흠칫 놀랄 뿐이지 익숙해지니 지옥 죄수들의 비명과 신음 소리에 점점 무감각해집니다.
할머니의 첫째 아들은 사고를 치고 집안에 숨지만 둘째 아들의 신고로 경찰에 잡혀가서 죽고 둘째 아들은 빚만 지고 할머니에게 가끔 찾아와서 돈을 뜯어가기만 하고 할머니는 비교적 정정한 듯하지만 치매와는 다르게 가끔 섬망 증상이 나타나서 걱정이 됩니다.
그런 차에 자신이 알바를 하는 주변에서 남성들이 머리채를 잡아당기며 여성 알바의 얼굴을 확인한다는 이야기에 집히는 데가 있는데 둘째 아들의 소행인듯합니다. 할머니를 돌보며 하숙집을 치우는 것은 자신인데 핏줄이 아니란 이유로 언제든 내쳐질 수 있다는 사실과 돌아갈 가족이 없다는 설움이 서주의 걱정이 더욱 크게 다가오네요.
그런 와중에 악마로부터의 작은 호의는 서주에겐 위안이 되는 듯하네요. 하긴 저에게도 사탕과 초콜릿과 쿠키들이 위안이 되긴 하지만 정말 조금만 먹어야 하는 위안들이니 말이죠.
위에 적어 둔 책의 문장처럼 사는 게 지옥인듯하기도 하고 천국 같은 기분은 없다시피 하니 말이죠. 그런데 나만 도깨비와 유사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건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