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우-이웃집 식물 상담소
이웃집 식물 상담소
신혜우
"죽음을 생각하면 무언가를 결정할 때 좀 더 선명했다. 집에 물건을 적게 두는 것, 부끄러운 걸 남겨두지 않는 것, 죽고 나서의 정리, 죽을 때까지 할 수 있는 일의 양도 꼼꼼히 생각하게 되었다. 생물은 태어나면 모두 죽게 되어 있으니까." -P.33 中에서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는 일은 버섯을 관찰하는 것과 같은 일이다. 하는 동안 행복하고,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지만, 무언갈 이루지 않아도 만족한다. 해소하고 싶었던 것이지 확인받고 싶지는 않은 일이랄까?" -P.248 中에서
사람들과 식물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식물 상담소를 보안이란 공간에서 열게 되고 후에 상담자와 식물학자와의 대화를 쓴 책입니다.
처음에는 식물이 왜 자라지 않고 자꾸만 죽는지에 대한 이야기부터 점점 자신이 고민하는 문제들로 영역이 넓어지게 되고 상담자분들께 동의를 구해서 상담 내용으로 만든 책이나 정작 식물에 대한 이야기들보다 다른 이야기가 나오네요.
게다가 식물들이 대부분 열대나 아열대 기후 출신인지라 잘 죽게 되거나 베란다라는 환경에서 웃자라게 되는 등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고양이나 개의 경우처럼 동물은 그들의 고향이나 식생활 등을 따지면서 정작 식물에는 정확한 명칭이나 생태환경 등을 고려하지 못했구나 싶었네요. 예전에 어떤 할머니께서 일년생 꽃만 사들이시던데 그래서 그렇구나 싶었죠.
나 역시 꽃다발 같은 꽃이 잘린 것을 보면 싫었던 이유가 명확해진다. 상당수가 인간의 편의에 의해 쉽게 관상용으로 길러지다가 죽어가거나 보기 싫다고 버려지는 것을 보면서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하고 말이죠. 잡초도 인간이 이용 가치에 따라 갈라져서 분류된 채 쓰레기처럼 처치 곤란 취급을 받으니 슬프게 느껴집니다. 식물의 입장에서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네요.
그러나 식물의 고향이나 환경들을 알아야 한다고 하시면서 정작 아름다운 식물들의 세밀화에는 이름도 설명도 없어서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