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독서노트

손원평-프리즘

오후의 체셔캣 2023. 5. 6. 15:37

 

프리즘

손원평

 

'누가 내게 다가온다면 난 이렇게 반짝일 수 있을까.

또 나는 누군가에게 다정하고 찬란한 빛을 뿜어내게 하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

그랬으면 좋겠다. 누군가를 빛내주는 빛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 '

- P.261 中에서

 

여름에서부터 다음 해 여름까지 네 사람의 엇갈리는 사랑 이야기.

사랑이 끝나고 그 기간을 견디지 못해 새 사랑을 하는 예진, 누군가가 깊게 다가오는 것을 거부하는 도원, 남편과 이혼했지만 관계를 지속하는 재인,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마음의 문을 닫은 호계가 나온다.

 

예진과 도원이 건물의 1층 계단에서 비밀 장소로 생각하고 각자가 테이크아웃한 커피를 마시면서 공간을 공유하게 되고, 이별 후에 허전함을 메우기 위해 금세 도원에게 호감이 생긴 예진은 그를 짝사랑한다. 도원은 이별한 여자친구와의 관계를 지속할 마음이 없어서 그 일을 처리하는 데 더 신경이 갈 뿐이다.

이스트 플라워 베이커리를 차린 재인은 카운터와 빵 포장을 위해 호계를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하고 얼굴에 별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그를 보며 자신을 닮아 보이는 외로운 아이 같다는 생각과 함께 자신의 죽은 동생처럼 대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에게 자신의 사적인 이야기를 조금씩 흘리게 된다. 마치 친구의 이야기처럼 말이다.

예진(아이디 : 왈라비)은 불면증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오픈 채팅방에 가입하지만 점점 변질되는 모임에 발을 빼려 하지만 오프 모임에 참석하고 반대편에 홀로 술을 마시는 호계(아이디:유령)에게 다가가지만 퉁명스럽게 굴며 답이 없어 그냥 빠져나오게 된다. 집에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지만 수첩을 잃어버리게 된다. 마침 호계가 보고 주워 건네주면서 친구가 된다. 도원은 연극 초대장이 생겨서 예진에게 친구를 초대하라는 말에 호계와 재인을 부르게 되고 거기에서 도원은 예전 밴드 시절 알게 되어 친구가 된 사이였던 재인과 재회하게 된다.

도원이 재인과 사귀게 되지만 그와 그녀의 문제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에 호계가 터트린 말들을 예진이 듣고 그 말을 다시 도원에게 들려주면서 이미 감정이 식은 채 변해버린다. 그래서 이미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상태로 쏟아내듯 결별을 하게 된다.

 

서로 어긋나기도 하고 새로운 인연을 만나기도 하는 내용의 연예 이야기라지만 인간관계에 대해 확장을 해도 무방한듯하다. 그러나 연애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나이기에 거기에 나온 도원과 비슷한 성향이지만 연예는 시간과 비용 및 에너지 소모가 크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피하게 되어서인지 책조차도 피곤하게만 느껴진다. 저란 사람은 밥벌이 하나만 해도 기력이 쇠퇴해서 말이죠.